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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수사 2R… 檢, 대선자금 제대로 겨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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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수사 2R… 檢, 대선자금 제대로 겨눌까

입력
2015.05.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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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成리스트' 남은 수사 대상은 6명

대선 캠프 출신 실세들 의혹

홍문종 등 3인의 7억에 수사 초점

정치적 부담감 등 제약 많아

대선 前 여야에 '6억 가방'도 변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총리에 대한 소환조사가 끝나면서 ‘성완종 리스트’ 의혹 수사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남은 수사대상은 리스트 인사 8명 중 6명. 그러나 2라운드 수사는 정치권의 대선자금 의혹에 맞춰질 수밖에 없어 검찰의 수사 의지가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검찰에게 1라운드 수사는 쉽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었다. 두 사람 가운데 홍 지사는 2011년 6월 당 대표 경선, 이 전 총리는 2013년 4월 재보궐 선거와 관련한 금품수수가 의혹이었다. 일반적인 불법 정치자금 사건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나 나머지 6인의 수사는 이와는 판이하다. 의혹이 제기된 유정복 인천시장(3억원)과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2억원), 서병수 부산시장(2억원)은 모두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핵심 역할(본부장급)을 맡았던 실세들이다. 성완종(64ㆍ사망) 전 경남기업 회장의 폭로가 정국을 뒤흔든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김기춘ㆍ허태열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고, 이병기 현 비서실장은 아예 금품수수 단서조차 없어 검찰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결국 검찰이 칼을 겨눌 과녁은 대선자금으로 추정되는 3인의 7억원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대선자금 수사에는 현실적 제약이 많다. 정치적 부담은 논외로 해도 수사단서가 너무 적다는 게 문제다. 성 전 회장은 이에 대한 많은 증언을 남기지 않고 세상을 떠났고 그의 측근들도 입을 굳게 닫고 있다. 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단서들이 속속 나오면서 검찰도 이를 파고들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가장 의미 있는 단서는 “새누리당 선대위 관계자 김모씨에게 2억원을 줬다”는 한장섭 전 경남기업 자금담당 부사장의 진술이다. 그의 진술은 내용도 상당히 구체적이다. 2012년 11월쯤 성 전 회장이 ‘2억원을 갖고 오라’고 말해 회장실로 갔더니 그 자리에 김씨가 있었고, 성 전 회장 지시로 그에게 돈을 건넸다는 것이다. 한씨는 홍 지사 사건에서 ‘전달자’ 역할을 한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에게 문제의 1억원을 건넨 당사자다.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 출신인 김씨는 현재 이를 적극 부인하고 있지만, 홍 지사 사건에서 어느 정도 입증된 한씨 진술의 신빙성을 검찰이 무시하긴 어려워 보인다. 김씨도 윤씨와 마찬가지로 수사팀이 찾는 ‘금품 공여자에 준하는 인물’(돈 전달자)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성 전 회장이 남긴 인터뷰와 메모지도 유용한 단서가 될 수 있다. 그는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유 시장과 서 시장에 대해 따로 언급하진 않았으나, 홍 의원에 대해선 “대선 때 2억원을 줬다”고 말했다. “자기가 썼겠나.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고도 했다. 서 시장의 경우 홍 의원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상대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 메모에 적힌 ‘부산시장’의 금품액수도 2억원이다. 김씨의 입을 열어 최종 목적지를 확인하는 게 검찰의 최우선 과제로 보인다.

새로운 변수도 등장했다. 15일 일부 언론은 성 전 회장의 해외사업 파트너였던 A씨가 “2012년 10월 성 전 회장이 현금 된 3억원과 2억원, 1억원을 3개의 가방에 나눠 담았고, 이는 새누리당 인사 2명과 새정치민주연합 중진 의원 1명에게 각각 전달된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A씨는 홍 지사 사건과 관련, 윤씨의 ‘배달사고’ 가능성을 언급한 진술서를 검찰에 제출한 박주원 전 안산시장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박 전 시장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성 전 회장과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 참여 논의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돈 가방을 만드는 것만 봤을 뿐 누구에게 전달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만간 박 전 시장을 불러 홍 지사 관련 진술서 내용뿐만 아니라 ‘6억원’ 부분도 조사할 계획이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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