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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 직전의 서울 집값, 추가 대책으로 잡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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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 직전의 서울 집값, 추가 대책으로 잡힐까

입력
2017.07.3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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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 기대감에 매물마저 실종

매매가 6ㆍ19대책 이후 계속 올라

잠실주공5단기 82㎡ 매매가 1억↑

盧정부서도 잇단 규제책 불구

잠시 집값 멈춘 후 계속 뛰어

“수요 억제보다 공급 확대” 지적

#. 서울 성북구 보문동6가에서 J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조모씨는 최근 손님과 함께 올해 초 준공한 보문파크뷰자이 아파트 전용면적 72㎡를 보러 갔다 헛걸음을 했다. 6억1,000만원에 내놓은 집주인이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며 매물을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며칠 뒤 집주인은 1,000만원 오른 6억2,000만원에 집을 다시 내놨다. 조씨는 “특별한 개발호재도 없는데 최근 2주 만에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매매가격)가 2,000만원이나 올랐다”며 “그마저도 매물이 없어 거래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같은 면적의 이 아파트 거래가는 5억7,000만원이었다.

#. 집값 상승 기대감이 드높은 강남권 상황은 더 심각하다.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은 지난 15일 15억4,000만원에 팔려 종전 최고가(15억3,500만원)를 뛰어 넘었다. 6ㆍ19대책 직전인 지난달 12일 매매가격(14억9,500만원)에서 한 달 만에 4,500만원이 치솟은 것이다. 전용면적 82㎡도 지난 24일 17억2,000만원에 거래돼 이전 최고 거래가격(16억5,000만원)을 가볍게 제쳤다. 6월1일 같은 면적 아파트 거래가격(16억2,000만원)보다 1억원이 급등했다. 잠실주공5단지 인근의 대원공인중개사무소 배준영 대표는 “8월 16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현재보다 5,000만~1억원 더 높게 거래될 거란 기대감에 매물이 씨가 말랐다”고 말했다.

연일 집값이 치솟는 서울 아파트 시장에선 요즘 거래마저 자취를 감추는 분위기다. 정부 규제에도 불구,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거란 기대감이 그만큼 강하다는 반증인데 조만간 발표될 정부의 추가 부동산대책이 불붙은 집값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31일 서울시가 운영하는 부동산정보사이트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1~30일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1만3,843건)은 연초 이후 6개월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지난 1월 4,482건이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달(1만4,485)까지 5개월 연속 증가했다. 송파구 잠실동의 C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매수 문의는 꾸준하지만 매물이 없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나온 매물을 실수요자들이 높은 가격에 사들이면서 ‘최고가에 매매거래→호가 상승→또 다시 매매가격 최고치 경신’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만 해도 현재 전용면적 76ㆍ82㎡ 호가는 최고 거래가격보다 각각 6,000만원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잠실동 잠실리센츠 아파트 전용면적 84㎡도 지난 12일 최고가인 14억원에 팔린 뒤 14억1,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정부가 이번 주 안에 추가 부동산 대책 발표를 검토하고 있는 것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4주 연속 상승폭을 확대(한국감정원 발표)하는 등 집값이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정부의 대책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노무현 정부에서 출범 1년차인 2003년부터 시작해 연달아 부동산 규제 강화정책을 내놨지만 전국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2004년(2.1%) 잠시 멈칫했을 뿐 2005년 4.0%, 2006년 11.6%, 2007년 3.1%로 계속 뛰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정책에 잠시 주춤거리겠지만 실수요가 이끄는 현재의 집값 상승세가 꺾일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때문에 수요 억제보다는 공급 확대를 비중있게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수요 억제책으로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채질 한 지난해 11ㆍ3대책, 지난달 6ㆍ19대책의 역효과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의 과열 양상을 잡으려면 부동산 공급 확대 정책이 같이 나와 줘야 한다”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게티이미지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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