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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치유발지수’만 믿고 초콜릿 마구 먹으면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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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치유발지수’만 믿고 초콜릿 마구 먹으면 곤란

입력
2016.02.29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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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치 원인 뮤탄스균, 포도당 과당 등 단것 좋아해

음식물 입안서 오래 씹을수록 충치 위험 높아

야식 후 양치질 하지 않고 잠자면 ‘자폭행위’

/그림 1 초콜릿 떢복이 등 당분이 많거나 또는 치아 사이에 잘 끼는 음식은 충치를 유발하기 쉬우므로 과다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10~20대 젊은층은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 떡볶이 등 달달한 음식을 입에 달고 산다. 단맛을 즐기는 식습관은 특히 충치를 유발하기 쉽다. 충치 원인균인 뮤탄스균이 포도당, 과당 등 단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단맛으로부터 치아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뭘까.

충치(치아우식)는 선사시대부터 인류를 괴롭혀 온 만성질환이다. 충치는 입 안에 서식하는 박테리아에 의해 설탕, 전분 등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산(酸ㆍacid)으로 인해 치아가 손상되는 질병이다. 한마디로 과도한 당분 섭취가 문제다.

그래서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음식물별 ‘충치유발지수’를 발표, 예방에 힘쓰고 있다. 충치유발지수란 충치를 발생시키는 정도를 숫자로 나타낸 것으로, 음식의 당분 함량과 점도에 따라 1~50점으로 나뉜다.

충치유발지수 1위는 46점을 기록한 젤리다. 젤리는 당분 함유량과 점도가 높아 구강 내 오래 머무르며 충치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젤리 다음으로 충치유발지수가 높은 음식물은 캐러멜(38점)과 과자류(28점)이다.

마가린과 버터는 입안에 오래 머물지 않고 금방 녹아 충치유발지수 ‘0’이다. 보통 충치 위험률은 음식물이 입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수록 높아진다. 라면은 사과, 배, 복숭아와 함께 10점에 불과하다. 초콜릿은 15점, 도넛은 19점이다.

치과 전문의들은 충치유발지수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점수가 낮더라도 오래 구강 내 머물거나, 양치질을 제 때 않는 경우 충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초콜릿은 젤리보다 충치유발지수가 낮지만 실제 충치를 일으킬 위험은 더 높다. 김경훈 마포 사과나무치과의원 대표원장은 “충치유발지수가 낮더라도 섭취 후 치아 사이에 잘 끼는 음식물을 섭취하면 충치가 발생할 수 있다”며 “충치유발지수는 충치에 대한 경각심 차원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충치 원인균인 뮤탄스균은 포도당과 과당 등 단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아이스크림 초콜릿 젤리 도넛 등 달달한 음식에 빠지면 충치에 걸릴 확률이 높다. 뮤탄스균은 구강 내 존재하는 음식물 찌꺼기 중 당분을 섭취한 뒤 부산물을 산(酸)으로 배출한다. 뮤탄스균이 산을 지속적으로 배출하면 치아표면을 보호하는 법랑질(enamel)이 녹아 벗겨지면서 균 침투가 쉬워진다. 법랑질은 인체에서 가장 단단한 조직이지만 산에는 치명적 약점을 갖고 있다.

충치 예방을 위해서는 영구치가 나오는 만 6세부터 치아 관리에 힘써야 한다. 이 무렵 나오는 앞니와 제1 대구치(치아 뒤쪽 어금니 중 가장 빨리 나오는 치아)는 신생아처럼 면역력이 약해 충치균 침입에 무방비다. 치아골도 아직 완전하지 않은 상태라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골 안에 음식물 찌꺼기가 쉽게 끼어 충치가 발생할 수 있다. 변수환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치과 교수는 “영구치에 충치가 발생하면 평생 고통 받을 수 있으므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제2 대구치가 나오는 만 10~13세도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시기다. 치과 전문의들은 “영구치가 나오기 시작하는 6세 아동의 경우 부모가 구강 관리를 챙겨주지만 초등 4학년 정도가 되면 양치질을 잘 안하거나 대충대충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여기에다 학원 수업 사이사이 먹는 아이스크림 과자 햄버거 떡볶이 등 달달한 간식은 충치 위험을 더욱 높인다.

야식을 즐기는 성인도 충치 예방을 위해 잠자기 전 양치질을 반드시 하는 것이 좋다. 수면 중에는 충치균을 억제하고 치아를 세척하는 역할을 하는 침 분비가 50% 이하로 줄어 충치균 활동이 더 활발하다. 김 원장은 “충치는 발생하더라도 통증 등 뚜렷한 증상이 없어 알아차리기 힘들다”며 “만일 충치 때문에 통증을 느낀다면 치아신경까지 다친 상태로 발치 등 최후 수단을 사용할 수밖에 없으므로 정기 검진을 통한 예방이 최선”이라고 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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