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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외환보유액 3조$ 붕괴 가능성… 자본유출ㆍ헤지펀드 공격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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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외환보유액 3조$ 붕괴 가능성… 자본유출ㆍ헤지펀드 공격 거세

입력
2016.02.1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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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환시장에서 한 딜러가 위안화와 달러화를 펼쳐보이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중국 외환시장에서 한 딜러가 위안화와 달러화를 펼쳐보이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시장에서 마지노선으로 인식되는 3조달러 선을 위협받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이 위안화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집중 투입하면서다. 하지만 대형 헤지펀드들의 ‘위안화 약세’ 베팅이 계속되고 있어 중국 당국이 결국 자본통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최근 가파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올해 1월 외환보유액이 전달보다 995억달러(약 119조원) 감소한 3조2,300억달러(약 3,800조원)로 집계됐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이는 2012년 5월 이래 최저치다.

시장에서는 중국 외환보유액의 절대액수보다 감소 추세 자체를 훨씬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에는 한 달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규모인 1,080억달러가 감소했고, 같은 해 8월에도 940억달러가 빠져나갔다. 결국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년 동안 5,127억달러가 줄어들어 연간 기준으로 사상 첫 감소를 기록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대폭 감소한 이유에 대해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에 따른 자본 유출과 함께 중국 정부가 위안화 방어를 위해 달러를 계속 매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현재의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수개월 내에 시장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꼽히는 3조달러까지 뚫릴 수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 12명 중 10명이 3조달러선 붕괴를 예상했다. 루비니 글로벌 이코노믹스 등은 외환보유액이 3조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중국 정부의 환율 방어능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줄어들 것이라며 이 지점을 ‘중요한 문턱’이라고 표현했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라집 비스와스는 “남아있는 외환보유액이 상당한 액수이만 급속한 감소세를 계속 감당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자본 유출이 심각하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2013년까지만 해도 중국에 연간 650억달러가 순유입됐지만 2014년에는 3,110억달러, 지난해에는 8,060억달러가 각각 순유출된 것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도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에만 1,587억달러가 빠져나갔으며 지난해 1년 동안 유출액을 1조달러로 추정했다. 이는 2014년에 비해 7배 늘어난 규모다.

중국 정부는 사실상 딜레마에 빠졌다. 경제 성장을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건 가능하지만, 이 경우 현재 위안화 방어에 대한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고 투자자들의 신뢰도 잃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특히 미국계 헤지펀드들과 ‘총성 없는 전쟁’까지 벌이고 있다. 헤지펀드의 대부인 조지 소로스는 지난달 21일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한 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 하락에 베팅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헤지펀드 퍼싱 스퀘어 자산관리를 이끄는 빌 애크먼, 대형 헤지펀드 헤이먼 캐피털 매니지먼트 등도 위안화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쪽에 집중적으로 베팅하는 ‘빅 쇼트’ 전략을 취하고 있다.

블룸버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환율이 달러당 6.76위안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한 라보뱅크는 달러당 7.53위안까지도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물론 연내 위안화 가치가 대폭 절하될 경우 외환시장 혼란이 불가피한 만큼 시장 내에서 자체 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 방어를 위해 자본통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이미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크고 작은 조치들은 연달아 나온 상황이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25일부터 역외은행의 홍콩 내 위안화 예금에 대해서도 지급준비율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지급준비율은 역내와 동일한 17.5%가 될 전망이다. 홍콩 소재 중국계 은행들의 위안화 대출을 중단하는가 하면 은행들이 외국기업의 본국 송금에 대해서도 꼼꼼히 살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베이징=양정대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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