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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핵무력 건설 완수” 다짐 김정은… 사는 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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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핵무력 건설 완수” 다짐 김정은… 사는 길 아니다

입력
2017.10.0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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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이 8일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어 부위원장과 부장, 중앙군사위원 상당수를 교체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3분의 2가 바뀌었고, 중앙위 부장과 중앙군사위원 상당수도 새로 임명됐다. 최룡해가 다시 핵심 실세로 등장한 것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박광호 등이 급부상하고 이제 갓 서른 나이의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이 정치국 후보위원에 오른 점 등이 눈에 띈다.

노동당 전원회의는 거의 해마다 열리지만 당 창건일(10일)에 맞춰 10월 개최는 드문 일이다. 최근 국제사회의 고강도 압박에 대응해 체제를 강화해야겠다는 다급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당 위원장인 김정은이 이날 의정 보고에서 “오늘의 정세는 준엄하며 우리 앞에는 시련이 막아서고 있지만”이라는 표현을 쓴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국제사회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로 북한 경제에 전례 없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주요 수출품이던 수산물, 석탄, 섬유류 거래가 완전 중단되었고 원유 수입은 가능하나 정유제품 수입이 제한되었다. 중국이 북한과 합작기업을 내년 1월 초까지 전면 철수토록 한 것도 적지 않은 타격이다.

그럼에도 집권 6년째인 김정은은 이날 “우리 당이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노선을 틀어쥐고 주체의 사회주의 한 길을 따라 힘차게 전진하여온 것이 천만번 옳았으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 길로 나아가야 한다”며 “국가 핵무력 건설의 역사적 대업을 빛나게 완수”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온 러시아 의원들은 “그들이 새로운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노동당 창건일이나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개막일인 18일을 전후해 도발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핵과 장거리 미사일 보유가 살아남을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김정은 정권의 착각일 뿐이다. 억압적 체제를 이용해 그런 믿음을 인민에게 주입시키는 것 또한 잘못이다. 미국은 군사적 대응을 불사하지 않겠다면서도 북한 정권의 붕괴나 교체를 바라지 않는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북한은 핵ㆍ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그래서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믿는다면 오판이다. 계속되는 핵 개발과 미사일 실험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해칠 뿐 아니라 그 결과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북한 자신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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