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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블랙프라이데이, 1년 준비해 터뜨리는 ‘통 큰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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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블랙프라이데이, 1년 준비해 터뜨리는 ‘통 큰 대박’

입력
2015.11.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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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기간에 아칸소주 벤턴빌의 월마트를 찾은 사람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AP연합
지난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기간에 아칸소주 벤턴빌의 월마트를 찾은 사람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AP연합

지구촌 할인행사로 자리 잡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가 28일부터 4일간 진행된다. 매년 추수감사절인 11월 네 번째 목요일 직후 열리는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의 모든 온ㆍ오프라인 유통점들이 최대 80%에 이르는 할인을 하는 행사다. 따라서 미국 내 상점은 물론이고 전세계 소비자들까지 인터넷 직접 구매를 하기 위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룬다. 이 기간 기업들은 대규모 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선다고 해서 블랙프라이데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국내 최대 해외배송대행서비스 업체인 몰테일에 따르면 올해는 스마트폰 대중화로 모바일 쇼핑이 일반화되면서 블랙프라이데이 때 인터넷 직접 구매가 지난해 대비 최대 30% 늘어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해외 직접 구매 장려를 위해 배송비 포함 200달러 이하 품목은 관세를 면제하는 목록통관 대상을 늘렸다”며 “100달러 이하 품목도 통관절차를 최대 3일에서 반나절로 줄여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의 직접 구매 열풍이 더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전세계 소비자들을 열광시키며 성공을 거둔 비결은 무엇일까. 유통업계에서는 유통업체와 제조사가 사전에 충분히 시간을 갖고 치밀하게 준비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사들은 아예 1년 전부터 블랙프라이데이 제품을 준비한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지 유통업체들과 1년 전부터 전략 상품을 선정해 할인율을 정하고 적정 재고물량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하루 동안 총 1,229억4,000만위안(약 22조1,3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중국의 광군제 역시 현지 쇼핑몰들이 제품 선정을 위해 1년 전부터 준비했다.

반면 지난달 정부 주도로 진행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는 불과 1개월의 짧은 준비기간을 거쳤다. 모 백화점 관계자는 “정부측에서 행사 한 달 전에 준비하라고 통지하는 바람에 제대로 된 상품 구성이나 가격 전략을 세울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정가 대비 최대 80%의 파격적인 할인율은 제조사들의 참여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제조사들이 참여해 마케팅 비용까지 부담한다. 이 또한 마찬가지로 유통업체들과 오랜 논의가 필요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전 준비를 통해 할인에 쓰일 마케팅 비용을 마련하고 공장 시스템을 적정하게 가동해야 파격적인 가격 할인의 제품이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단 한번의 통 큰 세일이어서 소비자들의 신뢰가 높다는 점도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흥행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조윤미 녹색소비자연대 대표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는 한 방에 크게 할인을 해주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자연스럽게 소비까지 연결시킨다”며 “빈번하게 세일을 하면 가격 신뢰도를 떨어뜨려 세일 피로감만 높인다”고 지적했다.

잦은 할인 행사로 인해 세일에 둔감해져서 오히려 지갑을 열지 않는 역효과만 초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내 주요 백화점들은 매년 1, 4, 7, 10, 12월에 정기 세일을 진행하면서 100일에 가까운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성남에 사는 회사원 김철민(43)씨는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너무 세일을 많이 하다 보니 할인된 가격을 믿기 어렵다”며 “처음부터 제품 출고가격을 높게 잡고 세일을 하면서 백화점만 생색을 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국내 유통업체들은 비상이 걸린다. 미국에서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들의 매출이 일제히 급감하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품목들은 사실상 판매가 얼어붙었다. 대표적인 경우가 미국 브랜드의 의류와 유모차, 비타민, 디지털기기, 블루레이 타이틀 등이다. 국내 대형마트 관계자는 “유모차, 의류, 비타민 등은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대규모로 구입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행사 시작 2,3주 전부터 국내 판매가 줄기 시작한다”며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가격을 맞추지 않는 이상 이 기간에 소비자들을 돌려 세우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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