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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를 경악시킨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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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를 경악시킨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입력
2015.11.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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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대상 ‘소프트타깃’ 공포

IS 근절과 테러토양 희석이 과제

전 세계로 번지고 있는 끔찍한 테러가 이번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났다. 13일 밤(현지시간)부터 파리의 공연장과 레스토랑, 축구경기장 등 6곳에서 총기 난사, 자살폭탄 테러 등이 동시다발, 130여 명이 숨지고 400명 가까이가 다쳤다. 2004년 191명이 사망하고 2,000여명이 부상한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테러 이후 유럽 최악의 테러다. 부상자 중 100여명은 생명이 위태로워 사망자는 급증할 전망이다. 프랑스 당국은 프랑스 국적자 1명을 포함한 7명이 이번 테러에 가담했으며, 테러 배후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라고 특정했다. IS도 자신들의 소행임을 밝혔다.

테러범 중 일부는 프랑스와 독일의 친선 축구경기가 열리고 있던 경기장으로의 진입을 시도하다가 발각되자, 몸에 두른 폭탄조끼를 터뜨려 폭사했다. 당시 경기장에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을 포함해 8만여 명이 운집했다니, 테러범이 입구에서 저지되지 않았다면 어떤 참극이 빚어졌을지 생각만으로도 치가 떨린다.

수많은 사상자도 그렇지만 테러범들이 3시간여 동안 파리 시내를 활보하며 시민들을 무차별 학살한 잔혹한 수법은 더욱 세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사망자가 집중된 바타클랑 극장의 참상은 차마 옮기기 어려울 정도다. 테러범들은 공포에 질린 관객들을 향해 총을 난사했고, 조준사격까지 했다고 한다. 간신히 2층과 3층으로 피신해 창문 난간에 매달린 채 위태롭게 구조를 기다린 관객들도 있었다. 생존자들은 “피 웅덩이를 건너왔다” “전쟁보다 참혹했다”고 증언했다.

IS가 프랑스를 노린 것은 시리아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IS 공습에 프랑스가 적극 참여하고 있는 데 대한 보복 성격이 짙다. 올 1월 발생한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 총기난사 사건에서 보듯, 이슬람을 모욕하는 프랑스 사회 분위기도 한 요인이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번 사태가 국제사회에 던진 숙제는 엄청나다. 무엇보다 테러가 공연장, 레스토랑, 경기장 등 민간인 생활 공간인 ‘소프트 타깃’을 새로운 공격 대상으로 삼은 점이다. 일상생활 공간이어서 치안 확보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어 파리테러 같은 참사의 재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난민에 대한 국제여론이 싸늘하게 식은 것도 문제다. 이번 테러범 중 2명은 8월과 10월 각각 그리스로 입국해 난민 등록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난민으로 가장해 잠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했다. 테러 직후 폴란드는 유럽연합(EU)의 난민 분산수용 계획의 불이행을 선언했다. 난민에 대한 검색을 강화하고 국경에 철책을 세우는 등 반 난민 정책이 확산될 가능성도 커졌다.

IS의 소행으로 굳어지고 있는 지난달 이집트에서의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건 등 IS의 테러는 세계 최대의 안보위협으로 떠올랐다. IS 근절책은 물론이고 IS의 발호를 가져온 토양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요구된다. 한국 또한 테러 안전지대일 수 없다는 경각심을 바탕으로 빈틈없는 대테러 대책을 다듬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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