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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 종교 물어보고 총격… 오바마 "이제 정말 뭔가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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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 종교 물어보고 총격… 오바마 "이제 정말 뭔가 해야"

입력
2015.10.0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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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미 오리건주 로즈버그의 엄프콰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1일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한 가운데,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촛불 집회를 열고 있다. 로즈버그=AFP 연합뉴스
그림 2 미 오리건주 로즈버그의 엄프콰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1일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한 가운데,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촛불 집회를 열고 있다. 로즈버그=AFP 연합뉴스
미 오리건주 로즈버그의 엄프콰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1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10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친 가운데, 지역 경찰들이 학교 앞에서 학생들의 몸을 수색하고 있다. 로즈버그=AFP 연합뉴스
미 오리건주 로즈버그의 엄프콰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1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10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친 가운데, 지역 경찰들이 학교 앞에서 학생들의 몸을 수색하고 있다. 로즈버그=AFP 연합뉴스

미국 오리건주 로즈버그의 엄프콰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1일(현지시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10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용의자로 지목된 20대 남성이 현장 학생들에게 종교가 무엇인지 묻고 대답을 들은 뒤 선별적으로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져 종교와 관련된 증오범죄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독교인 골라 총격” 범행 동기 주목

CNN 등에 따르면 사건은 수업이 한창이던 이날 오전 10시30분 인문학 건물에서 발생했다. 해당 건물 교실 안에 있던 학생 카산드라 웰딩은 CNN에 “옆 교실에서 갑자기 풍선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고, 교실 안에 있던 친구들이 책상 아래로 숨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문을 걸어 잠그고 불을 끈 뒤 소리가 잦아들길 기다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커뮤니티 칼리지는 일반 학생뿐만 아니라 지역 시민들에게 고등 교육을 제공하는 학교로, 엄프콰 커뮤니티 칼리지에는 정규학생 약 3,000여명과 시간제학생 1만6,000여명이 등록돼 있다.

외신들은 총격범이 더글러스 카운티의 윈체스터에 거주하는 26세 남성 크리스 하퍼 머서이며,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가 숨졌다고 보도했다.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부 목격자들이 ‘범인이 다른 사람들을 엎드리게 한 후 차례로 일으켜 세워 무슨 종교를 믿는지 묻고 나서 다시 총격을 시작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볼 때 종교 관련 범죄로 추정된다.

CNN에 따르면 사건 현장에서 다쳐 인근 병원으로 실려간 아나스타샤 보일란은 수술에 들어가기 전 가족에게 “총격범이 교수에게 ‘나는 이 순간을 수년간 기다려 왔다’고 말했다” 며 “그는 학생들에게 기독교 신자인지 물은 뒤, 그렇다고 하는 이들에게 ‘좋아, 너희는 기독교를 믿으니까, 곧 하느님을 보게 될 거야’라고 말하고 총을 쐈다”고 말했다. 뉴욕데일리메일 역시 “일부 목격자들에 따르면 범인이 학생들에게 특정 종교 신자인지 물은 후 맞다고 하는 이들에게는 머리에 총을 쏘고, 아니라고 하는 이들에는 다리에 총을 쏘거나 아예 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하루 전날인 지난달 30일에는 미국의 유명 익명게시판 사이트인 ‘포챈’에 총을 든 개구리 그림과 함께 “내일 서북부 학교에 가지 마라, 당신 중 몇몇은 괜찮을 것”이라는 글이 게재돼, 총격범이 범행을 미리 암시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이처럼 용의자에 대한 언론 보도가 잇따르는 중이지만, 이 지역을 관할하는 더글러스 카운티의 존 핸린 경찰서장은 용의자 신원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총기 규제 다시 도마 위로 올라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 동안 좀처럼 진전되지 못하던 총기 규제 입법화 목소리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사건 소식을 들은 직후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 총기 난사에 무감각해 지고 있다”며 “미국에서 일상이 돼 가는 총기 사건 해결을 위해 이제 정말 뭔가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불과 몇 달 전에도 이런 사건과 관련해 얘기했다”며 “다른 사람을 해치고자 하는 누군가의 손에 총이 이토록 쉽게 쥐어지지 못하도록 법안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내 총기 사건은 해를 거듭해 증가하는 추세로, 워싱턴포스트는 올 들어만 중대 총기 사건(사상자 4명 이상 발생 기준)이 총 294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의 사망자 최소 10명을 포함하면 올 한 해 총격 난사 사건으로 숨진 이들은 380명에 달한다.

특히 최근 들어 인종이나 종교에 대한 증오심이 총기 난사 사건으로 이어지는 일이 빈발하면서 공포감은 최고조인 상태다. 8월 26일에는 방송인 출신 흑인 남성이 한때 동료였던 버지니아주 지역방송사 기자 2명에 생방송 도중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해 미 전역이 충격에 휩싸였다. 총격범은 자신이 회사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한 뒤 해고됐다고 생각하고 증오를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17일에는 백인 우월주의에 빠진 청년 딜런 루프가 사우스캐롤라이주 찰스턴의 흑인 교회에 총을 난사해 흑인 9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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