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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만월대서 3번째 고려 금속활자 발견…학계 “국보급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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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만월대서 3번째 고려 금속활자 발견…학계 “국보급 발견”

입력
2015.11.3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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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만월대 지역에서 11월 14일 출토된 금속활자. 가로 1.35cm•세로 1.3cm•높이 0.6cm에 글자면을 제외한 몸체의 두께는 0.16cm로, 전문가들은 “형태상 고려 활자에 가깝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고려활자나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 검증이 진행 중인 증도가자와 달리 출처가 명확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합뉴스
개성 만월대 지역에서 11월 14일 출토된 금속활자. 가로 1.35cm•세로 1.3cm•높이 0.6cm에 글자면을 제외한 몸체의 두께는 0.16cm로, 전문가들은 “형태상 고려 활자에 가깝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고려활자나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 검증이 진행 중인 증도가자와 달리 출처가 명확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합뉴스

남북이 공동으로 발굴한 고려 정궁(正宮)터 만월대에서 고려 금속활자 1점이 발굴됐다. 지금까지 고려 금속활자로 확인된 것은 단 두 점밖에 없는데다 발굴 장소와 시기가 확실한 것은 처음이라 국보급 발견으로 여겨진다.

남북역사학자협의회는 북한측 민족화해협의회와 공동 구성한 조사단이 지난 6월부터 이날까지 6개월간 만월대 서부건축군에 대해 7차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신봉문 터 서쪽 255m 지점에서 금속활자 1점을 발굴했다고 30일 밝혔다. 발견된 금속활자는 ‘전일할 전(女+車+寸)’자에 가까우나 마디 촌(寸)자리에 모 방(方)으로 보이는 글자가 들어가 있어 자전에는 없는 글자다. 크기는 가로 1.36㎝, 세로 1.3㎝, 높이 0.6㎝, 글자면을 제외한 몸체의 두께는 0.16㎝다. 현재까지 고려 금속활자로 확인된 활자는 12세기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복(山+復)’자와 조선중앙역사박물관 소장 ‘이마 전(方+角+頁)’자로 모두 지금 쓰이지 않는 옛 한자다.

현장을 방문해 활자를 육안으로 관찰한 전문가들은 형태상으로도 고려 금속활자에 가깝다고 봤다. 이재정 국립중앙박물관 연구관은 “이번에 발견된 고려활자는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과 평양의 조선중앙역사박물관에 소장된 고려활자와 글씨체는 다르지만 뒷면에 홈이 파여 있는 점은 비슷해 형태상 고려 활자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고려 만월대에서 발견된 금속활자의 앞면(왼쪽)과 뒷면. 기존 2개의 고려 금속활자와 글씨체는 다르나 뒷면의 홈은 전형적인 고려 금속활자의 형태다.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제공
고려 만월대에서 발견된 금속활자의 앞면(왼쪽)과 뒷면. 기존 2개의 고려 금속활자와 글씨체는 다르나 뒷면의 홈은 전형적인 고려 금속활자의 형태다.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제공

조사단은 금속활자가 만월대 유적에서 발견된 것이기 때문에 만월대가 소실된 1361년(고려 공민왕 10년) 이전에 주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이번에 발견된 활자나 활자 표면에 잔존한 먹의 성분분석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주조 연도는 알 수 없다. 정재규 문화재청 전문위원은 “활자 면의 부식상태와 글자의 파손 정도, 가장자리의 변화 정도, 먹의 잔존상태 등을 다른 활자와 비교해 검토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 말했다.

최광식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위원장은 “고려 금속활자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금속활자 발굴은 획기적인 발견”이라고 밝혔다. 안병우 부위원장은 “아직까지 주조연도를 확인할 수 없지만 발굴 시기와 위치가 명확하게 밝혀진 만큼 진본으로서의 가치는 지금까지 발견된 고려 금속활자 중 가장 높으며 국보급 발견”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7차 공동 발굴조사에서는 금속활자 외에도 12~13세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청자와 기와를 다수 발굴했다.

개성 만월대는 송악산 남쪽에 위치한 고려의 정궁터로 북한 국보 122호다. 고려 건국 2년인 919년 태조 왕건이 건설했고 1361년 홍건적이 침입해 불태운 이후 재건하지 못해 폐허가 됐다. 만월대 공동발굴은 2007년부터 만월대 전체 약 25만㎡ 중 서부 건축군 3만3,000㎡에 대해 진행 중이며 지난해까지 총 1만1,700여㎡ 발굴이 완료돼 고려 청자와 기와 등 유물 1만여 점을 수습했다. 최 위원장은 “올해 공동발굴은 종료됐지만 금속활자가 발견된 만큼 앞으로 만월대 공동발굴과 연구도 활기를 띨 것”이라 기대했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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