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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깬 서바이벌 프로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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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깬 서바이벌 프로 잔혹사

입력
2015.10.1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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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슈퍼스타K7’이 생방송 경연 진출자인 중식이밴드의 경연 규칙 위반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다른 사람이 발표한 노래를 재해석해 부르는 커버곡 미션에서 중식이밴드만 자작곡을 불러 논란을 자처했다. 오디션 및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경연의 공정성이다. 원칙 없는 무대로 시청자의 비난과 프로그램 몰락을 자처한 사례를 정리했다.

Mnet '슈퍼스타K7'에서 커버곡을 부르지 않고 자작곡을 불러 경연룰을 어긴 중식이밴드. '슈퍼스타K7' 캡처
Mnet '슈퍼스타K7'에서 커버곡을 부르지 않고 자작곡을 불러 경연룰을 어긴 중식이밴드. '슈퍼스타K7' 캡처

▦중식이밴드

When-2015년 10월15일

Where-Mnet ‘슈퍼스타K7’ 톱10 첫 생방송 무대

What-‘시대의 아이콘’커버곡 미션 위반

How-자작곡 ‘선데이서울’부름

Why-요즘 노래 잘 모름

2014년도 카드를 뽑은 중식이밴드는 소유·정기고‘썸’ 등의 노래를 미션곡 후보로 제시 받았으나 이를 선택하지 않고 자신의 노래를 불렀다. “요즘 노래 잘 몰라서”가 방송에 나온 중식이밴드가 규칙을 따르지 않은 이유의 전부라 황당함은 더했다. 생방송에 진출한 톱 10팀 가운에 커버곡 미션을 따르지 않은 이는 중식이밴드가 유일하다. 방송 출연 전 무명에 가까웠던 중식이밴드와 그의 노래 ‘선데이서울’이 ‘2014년의 아이콘’이란 미션 주제에 맞는지도 의문이었다. 원칙이 무너지자 특혜 논란이 따라왔다. 누구나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생방송 무대에 중식이밴드만 익숙한 자신의 노래를 불러 유리한 조건에서 경연을 치렀기 때문이다. 한국말에 상대적으로 서툰 미국에서 온 지원자인 스티비 위너·케빈 오·자밀 킴·클라라 오는 이번 미션을 위해 모두 한국어 가사를 따로 외우는 위험을 감수하고 생방송 무대에 올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난이 잇따랐다. 규칙을 따르지 않은 중식이밴드를 제재하거나 탈락시켜야 했던 제작진은 “중식이 밴드의 의견을 존중” “다른 지원자들도 동의”했다는 변명을 늘어놔 더 실망감을 안겼다. 모두에게 공정한 룰이 적용되야 했느냐를 따져봐야 했던 윤종신 백지영 성시경 김범수 등 심사위원들도 중식이밴드의 미션 위반을 지적하지 않은 점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결국, 규칙을 어긴 중식이밴드는 이날 경연에서 살아 남았고, 규칙을 따른 스티비 위너와 지영훈은 탈락했다.

Mnet '쇼미더머니4'에서 심사를 번복해 다른 팀 지원자의 경연에 피해를 준 래퍼 산이와 버벌진트. '쇼미더머니4' 캡처
Mnet '쇼미더머니4'에서 심사를 번복해 다른 팀 지원자의 경연에 피해를 준 래퍼 산이와 버벌진트. '쇼미더머니4' 캡처

▦산이·버벌진트

When-2015년 7월31일

Where-Mnet ‘쇼미더머니4’

What-심사 돌발 번복

How-래퍼 블랙넛 대신 가사 실수한 한해 붙였다 판정 번복

Why-심사 번복으로 경쟁팀(지코·팔로알토 팀)지원자 송민호 피해

첫 심사 결과부터 의아케하더니 판정 결과를 뒤집는 서바이벌의 룰을 깨 눈살을 찌푸리게 한 사례다. 논란이 된 건 블랙넛과 한해에 대한 심사였다. 두 지원자의 프로듀서였던 산이와 버벌진트는 경연에서 가사 실수를 한 한해가 아닌 블랙넛을 탈락자로 지목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선글라스를 쓰고 무대에 오른 블랙넛이 무대공포증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게 이유였다. 주위의 의아함을 산 채 끝난 산이와 버벌진트의 심사 문제는 결국 다음에 고름이 터졌다. 다른 프로듀서 등 출연자들과 상의 없이 산이와 버벌진트가 애초 판정을 뒤집고 블랙넛을 합격시키고 한해를 탈락시켜서다. 심사위원들이 룰을 어긴 바람에 피해는 애꿎은 다른 팀 지원자에게 돌아갔다. 애초 합격자인 한해와 대결을 준비하던 송민호가 갑작스럽게 경쟁 상대가 바뀌어 랩 가사 등 경연 준비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송민호의 프로듀서인 지코는 “한해를 붙인 첫 심사가 우리도 납득이 안 갔으니 당시 바로 심사를 번복했으면 당연히 수긍했을 것”이라며 “경쟁 대상이 정해져 그에 대해 연구하고 몰입해 있었는데 갑자기 상대가 바뀌었다. 골을 넣어야 할 골대가 바뀐 것”이라고 불쾌함을 토로했다. 결국 산이는 “팀별 음원 미션에서 저희가 내린 첫 판단은 ‘쇼미더머니4’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저희가 지키고자 했던 일관성에 어긋나는 것이었다”며 “고민 후에 뒤늦게 스스로의 모순을 지각하고 음원미션 심사결과를 번복하는 사태에까지 이르게 된 것에 대해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 뿐”이라고 사과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tvN '더 지니어스2'에 출연했던 가수 은지원. 다른 출연자의 신분증을 숨기는 불공정한 방식으로 게임해 비난을 받았다. '더 지니어스2' 캡처
tvN '더 지니어스2'에 출연했던 가수 은지원. 다른 출연자의 신분증을 숨기는 불공정한 방식으로 게임해 비난을 받았다. '더 지니어스2' 캡처

▦은지원

When-2014년 1월11일

Where-tvN ‘더 지니어스2’ 독점게임

What-공정 경쟁 위반

How-경쟁자 신분증 은닉

Why-이두희 탈락

‘더 지니어스2’ 제작진은 지난 2014년 1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윤리성과 품위유지 위반으로 권고란 행정 지도를 받았다. 출연자가 신분증을 훔치는 등 공정하지 못한 방법으로 게임을 하는 방송을 내보내 문제가 있다는 게 징계 이유였다. 이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이 은지원이다. 그는 이두희가 흘린 신분증을 의도적으로 감춰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각자에게 주어진 신분증이 있어야 게임을 할 수 있는데 이를 은지원이 숨겨 이두희가 게임에 참가 조차하지 못하고 탈락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네티즌은 ‘은지원이 공정한 경쟁을 하지 않았다’며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 등에 비난의 글을 쏟아냈고, 한 포털사이트에선 프로그램 폐지 서명운동까지 벌어졌다. 은지원의 신분증 은닉을 방관하고 공정하게 게임을 꾸려가지 못한 제작진을 향한 분노의 표현이다. 제작진은 “프로그램을 통해 더욱 리얼하고 솔직한 인간의 내면을 드러내고자 노력하다 보니 간혹 극단적인 상황들이 전개되기도 했다”며 “게임 룰 외의 은닉과 같은 방식은 배제될 수 있도록 규칙을 더욱 정교화할 예정”이라고 사과했다. ‘더 지니어스’는 출연자들이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연합 혹은 배신을 하며 최후의 1명이 살아남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한 출연자의 불공정 경쟁이 프로그램 폐지 서명 운동에 이어 방통심의 제재까지 불러일으킨 이례적인 사례다.

김건모에 재도전 기회를 줘 논란을 일으킨 MBC '나는 가수다'을 연출했던 김영희 PD. '나는 가수다' 캡처
김건모에 재도전 기회를 줘 논란을 일으킨 MBC '나는 가수다'을 연출했던 김영희 PD. '나는 가수다' 캡처

▦김영희 PD

When-2011년 3월20일

Where-MBC ‘나는 가수다’

What-경연 탈락 규칙 위반

How-김건모 재도전 기회 부여

Why-출연자들의 이의 제기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립스틱 짙게 바르고’를 부른 김건모가 탈락자로 지목되자 녹화장의 공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이소라는 눈물을 참지 못하며 무대를 내려갔고, 가수들은 충격에 빠졌다. 사회자인 김제동이 “이번은 한 번만 재도전 기회를 주셔야 되는 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란 말을 꺼냈고, 이를 김영희 PD가 바로 자르지 못한 게 문제였다. 김 PD는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으로 시끌시끌했던 ‘나는 가수다’의 원칙을 흔들었다는 이유로 프로그램에서 경질 당했다. 출연자인 김건모도 자진하차하면서 프로그램은 존폐 위기까지 맞았다. 연출자가 온정에 기대, 원칙을 지키지 못해 벌어진 사단이다. 출연 가수의 탈락은 제작진과 가수가 아닌 청중평가단의 투표로 정하는 일이었다. 김건모의 탈락도 청중평가단이 결정한 일이다. 이를 망각한 제작진과 가수들이 청충평가단의 동의 없이 투표 결과를 번복해 돌아온 건 오명 뿐이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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