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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동, 삶의 만족도 OECD 꼴찌

입력
2016.05.0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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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사교육”…53% “놀 시간 없어”

선진국은 전문인력 양성

놀이 정책 확대하는 추세

“아동은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자신의 나이에 맞는 놀이와 오락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할 권리가 있다.”1989년 유엔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아동권리협약 중 31조 ‘놀 권리’에 관한 부분이다. 협약 당사국인 우리나라도 지켜야 마땅하지만, 오히려 반대의 길을 걸어왔다. 한국 아동은 여전히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만 강요당하고 있다.

4일 여성가족부 청소년통계에 따르면 초중고생 10명 중 7명(68.8%)이 학원 과외 학습지 등 사교육을 받고 있다. 특히 초등학생은 가장 어린데도 불구하고 10명 중 8명(80.7%)이 사교육에 시달리고 있었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대전시교육청이 올해 3월 전국 최초로 모든 초등학교에 놀이시간 50분을 의무화했지만, 전국 학교는 대부분 공부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014년 초등학교에 하루 100분 이상 놀이시간을 보장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시범사업 1년 후 예산 부족으로 사업을 접었다. 현재는 학교별로 20,30분 정도 놀이시간을 운영하라고 권고하는 게 전부다.

실제로 어린이들의 놀이 시간은 거의 없다. 보건복지부의 ‘2013년 아동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아동 절반 이상(52.8%)이 음악 운동 취미생활 등 여가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아동의 삶의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60.2점(2013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인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해외는 오히려 놀이 정책을 더욱 확대하는 추세다. 영국은 교육과 놀이 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하기 위해 2008~2020년 장기 놀이정책 계획을 수립해 시행 중이다. 전 지역에 안전하고 흥미를 끌 수 있는 놀이터와 공원을 만들고 놀이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초등학교 평가 기준에 놀이영역도 포함시켰다. 프랑스 역시 학습량을 줄이고 여가, 취미, 스포츠 활동 시간을 확대하고 있다.

황옥경 한국아동권리학회 회장은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자신이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잠재적인 소질을 발견하고 남과 어울려 사는 방법, 위기를 극복하는 법 등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많은 것을 배운다”며 “현재 절대적으로 부족한 아이들의 놀이 시간과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부모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학업과 놀이 간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도록 올해 11월 정부와 NGO 공동으로 ‘놀 권리 헌장’을 선포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놀이정책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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