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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 “이제 결단할 때가 됐다”… ‘분당行 성탄열차’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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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 “이제 결단할 때가 됐다”… ‘분당行 성탄열차’ 시동

입력
2016.12.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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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분당 임박]

친박 “유승민은 절대 안 된다”

의총서 비대위원장 결론 못내

중도파도 설득 나섰지만 무위

김무성 등 비박, 즉각 탈당 예고

劉 “함께한 의원들과 같이 행동”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의원이 참석해 정진석 원내대표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의원이 참석해 정진석 원내대표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당 위기 수습과 개혁의 전권(全權)을 쥐는 비상대책위원장에 유승민 의원을 추천한 비주류의 최후통첩을 친박계가 사실상 거부하면서 분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비주류는 21일 집단탈당 구체화 작업에 돌입키로 해 유일 보수 정당이자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쪼개지기 직전 상태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은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이어 제1당까지 분열시키며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의 도화선 역할도 하게 됐다.

비대위 구성, 인적 청산, 쇄신 작업의 전권을 행사할 ‘유승민 비대위원장’ 카드는 “유승민만큼은 안 된다”는 주류 친박계의 스크럼 앞에서 무너졌다. 비박계뿐 아니라 중립지대 의원들까지 나서 “유승민 카드를 무조건 받으라”고 친박계를 압박했지만 소용없었다. 친박계 결사체인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의 정갑윤ㆍ이인제ㆍ김관용 공동대표는 20일 오전 ‘기구 해체’ 기자회견을 열어 ‘외부 영입’ 비대위원장을 요구했다. ‘유승민 비토’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힌 셈이다.

원내대표 경선 당시 “중도ㆍ비주류가 합의 추천한 비대위원장을 받아들이겠다”고 공언했던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통합을 이뤄, 당의 쇄신ㆍ변화를 가져 올, 정권재창출이 가능한 인사”라는 새로운 3대 조건을 제시했다. “비주류의 두 축인 김무성 유승민 두 사람이 합의해 비대위원장 단일안을 가져오라”던 전날 자신의 요청에 비주류가 화답하자 말을 바꾼 것이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2시간 40분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는 양대 계파의 주장이 평행선을 그리면서 결론 없이 끝났다. 의원 78명이 참석해 16명의 의원들이 발언했지만 갈등만 커졌다. “당내 분열을 선두에서 야기한 분이 비대위원장이 되면 당이 화합되겠느냐”(김태흠), “혁신할 수 있는 사람을 추천하면 왜 거부하겠는가”(최경환) 등 친박계의 노골적인 반대가 이어졌다.

중도성향 모임은 의총에 앞서 별도 모임을 갖고 유승민 비대위원장 카드에 힘을 실었다. 모임을 주도하는 이주영 의원은 “비대위원장 문제는 우선 비박계가 추천하는 유승민 카드를 무조건 받아야 한다는 게 다수 의견이었다”며 “약 30명의 의원이 이에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의총에서도 이 같은 의견을 개진했지만, 친박계 스크럼에 막혔다.

특히 친박계가 유 의원을 상대로 비대위원장이 되면 어떤 개혁 프로그램을 운영할지 보여달라면서 ‘정견 발표’까지 요구하자 비주류가 발끈했다. 황영철 의원은 “어떤 취지로 비대위원장을 하려는지 다 알려졌음에도 불필요한 사족을 달았다”고 했고, 권성동 의원은 “(정견 발표는) 전례가 없는 데다 갑자기 끄집어낸 것은 진정성이 없는 정치적 수사”라고 일축했다.

친박계의 ‘유승민 불가론’이 여러 경로로 확인되자 비주류의 입장도 일사천리로 정리됐다. 황영철 의원은 비박계 오찬 회동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이제는 결단할 때가 됐다”고 선언했다. 황 의원은 “우리의 마지막 요구였던 유승민 비대위원장 제안도 오늘 의총 결과로 봐 거부된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정 원내대표가 2, 3일 내 ‘유승민 비대위원장’ 가부 결정을 내리겠다고 한 만큼 일단 기다린다는 입장이지만, 탈당 쪽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었다. 그는 “저도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며 “이제까지 뜻을 같이 해온 의원님들과 같이 행동을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친박계의 ‘정견 발표’ 요구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일로 응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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