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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9년 넣은 변액연금, 10명 중 8명은 원금도 못 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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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9년 넣은 변액연금, 10명 중 8명은 원금도 못 건진다

입력
2017.10.16 04:4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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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만원 납입하고 중도해지 때

사업비 영향에 평균 63만원 손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자산을 굴려 보다 높은 수익을 돌려준다”고 선전하는 변액연금보험 가입자 10명 가운데 8명은 평균적으로 보험 가입 9년 후에 계약을 해지해도 원금조차 돌려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40대 남성이 월 20만원씩 10년간 붓는 국내 생명보험사의 변액연금상품(기대수익률 연 3%)에 가입해 9년 차에 중도 해지할 경우 원금(2,180만원) 회수는커녕 평균 62만7,494원을 손해 보는 것으로 계산됐다. 같은 기간 은행 적금만 부어도 약 135만원(올 8월 기준 평균금리 1.6% 적용)의 세후이자를 챙길 수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17개 보험사의 변액보험 상품 가운데 사업비가 가장 많이 들어간 상품과 가장 적게 들어간 상품을 표본으로 추출, 총 25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상품이 여러 개라도 사업비가 같은 곳은 1개의 상품만 포함됐다.

변액연금은 고객이 낸 보험료를 채권과 주식 등에 투자한 뒤 원금과 수익금을 연금으로 지급하는 실적배당 상품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변액보험 총 자산(올 7월 기준 약 106조원)은 최근 5년간(2012년 약 73조원)새 절반 가까이(약 47%) 급증했다. 보험사들이 고객들에게 “운용 실적에 따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장기 투자를 하면 원금을 손해 볼 가능성도 적다”고 적극 홍보한 덕이다.

하지만 보험사들의 주장과 현실은 사뭇 달랐다. 생보협회가 공시한 변액연금 평균 투자수익률(연 3%)을 25개 상품에 적용해 9년차(109회차) 해지환급금을 추정한 결과, 해지환급금(원금+수익금)이 원금보다 높은 상품은 3개에 불과했다. 환급금이 가장 높은 상품은 미래에셋생명의 ‘온라인 변액연금보험 무배당1704(최저보증형)’으로 원금 2,180만원보다 210만원이 많은 2,390만1,741원을 돌려줬다.

전체의 80%가 넘는 나머지 22개 상품은 해지환급금이 원금보다 적었다. 손에 쥐는 돈이 가장 적은 상품은 원금보다 209만원 적은 1,970만9,659원만 받을 수 있었다. 해지 시점을 가입 후 7년으로 앞당기면 25개 상품 중 1개를 제외한 모두가 원금 손실을 볼 만큼 변액연금의 수익률은 저조했다.

다만 이는 사업비에 따른 환급액 차이를 알기 쉽게 평균 수익률을 적용한 결과로, 실제 투자수익률에 따라 각 상품별 환급액은 다소 달라질 수 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채 의원은 “보험은 중도 해지 시 이미 지출한 사업비와 위험 보험료를 공제한 잔액만 환급해주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며 “변액연금의 유지율(상품 가입 후 계약을 유지하는 비율ㆍ7년 차 22.1%) 역시 높지 않아 대다수 가입자가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사업비에는 설계사 등에 지급하는 판매 수당 등이 포함되는데 계약 후 10년까지 보험료의 3~17%를 매달 보험사가 떼 간다. 채 의원은 “사업비에 따라 환급금의 차이가 큰 만큼 가입 시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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