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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력충돌 실익 없다 판단한 듯 먼저 대화 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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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력충돌 실익 없다 판단한 듯 먼저 대화 제의

입력
2015.08.2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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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도발 명분 쌓기용일 수도

북한은 서부전선 포격 도발 직후부터 대화와 추가 도발 준비를 병행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북한의 선제적인 대화 제의는 우선 무력 충돌 시 자신들이 얻을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작동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잠수함 50여척 발진 등의 도발 준비 상태를 볼 때 대화 제의는 추가 도발로 가기 위한 사전 명분 쌓기 정도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포격 도발 직후인 20일 오후 김양건 노동당 대남 비서 명의 전통문을 통해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 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데 이어 21일엔 김 비서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간 대화도 제의했다. 남측의 ‘2+2 고위급 접촉’ 수정제의도 재빨리 수용했고, 22일 접촉이 시작되자 10시간여의 밤샘 협상에 이어 23일 추가 접촉까지 계속해서 대화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었다.

우선 남북 양측이 최고 지도자의 뜻을 가장 잘 확인하는 실세를 접촉에 내보낸 것 자체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기 주장만 하고 상대방 얘기를 듣지 않겠다면 2+2 고위급 접촉에 실세들을 내보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3일 “북한은 외형상으로는 대화든 대결이든 뭐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이었고 자신들이 상황을 주도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을 것”이라며 “남측의 수정제의를 수용한 것으로 봤을 때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의지가 있다는 점을 밝히면서 낮은 수준의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접촉에선 차기 회담을 약속하고 그 전까지는 지뢰 매설 및 포격 도발 유감 표시와 심리적 자극 행위 중단 등의 상호 조치를 취하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의 대남전략에는 강온 양면전략을 쓰라는 게 기본으로 나온다”며 “남쪽이 워낙 강하게 나오니까 북한이 이번에 유연하게 나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내일이라도 강경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도 “한미 양국이 강 대 강으로 나오니까 퇴로와 실리를 찾기 위해 나왔을 것”이라며 이번 대화를 북한의 출구전략으로 해석했다.

북한의 대남전략 패턴이 ‘일단 도발 후 수습용 대화 제의, 대화 후 다시 더 큰 도발을 통한 이익 챙기기’ 순으로 이어졌던 것과 비교할 때 이번 대화 제의 역시 크게 기대할 게 없다는 분석도 있다. 대북 소식통은 “서부전선 무력 도발 후 충돌 분위기가 자꾸 격화하는 게 북한에게도 부담이었을 것”이라며 “다만 과거 패턴을 볼 때 이번 대화 제의는 더 큰 도발로 가기 위한 명분 축적용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상원기자 ornot@hankookilbo.com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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