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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계 “黨 해체까지 각오” 집단행동… 의총이 분수령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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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계 “黨 해체까지 각오” 집단행동… 의총이 분수령 될 듯

입력
2016.11.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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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40여명 의총 요구

친박 “비박 정치적 의도 있다”

지도부 버티며 사퇴 불가

양측 투쟁 장기전 전망도

3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최순실 의혹에 대한 비공개 긴급회동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3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최순실 의혹에 대한 비공개 긴급회동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최순실 게이트’의 공동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비박계 중심의 새누리당 의원들이 31일 결집해 지도부 총사퇴를 전격적으로 요구하자, 친박계가 다수인 지도부는 “수습이 먼저”라고 사실상 버티기에 돌입했다. 친박과 비박, 주류와 비주류의 극한적인 대립 기류가 형성되면서 집권여당이 급속히 내홍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임’은 이날 오전 의원 21명의 이름으로 ▦청와대는 진상규명에 협조 ▦야당과 국민이 동의하는 거국내각 구성 ▦청와대 눈치만 본 지도부 즉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최악의 경우 당의 해체까지도 각오한다”는 기류였다. 이어 이 모임 소속 의원들과 김무성 전 대표 등 비주류 의원 40여명은 국회에서 긴급 회동해 지도부 총사퇴 등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 개최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현재 친박계 지도부는 거국내각 구성을 통해 현 시국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도 본인들의 거취에 대해선 “직에 연연하진 않지만 수습부터 하자”는 모호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 당 내부가 결속해도 모자란 판에 비박계가 집단행동에 나선 데에는 향후 당내 주도권을 쥐려는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고도 의심하고 있다. 친박계 이장우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배가 난파했는데 선장이 배를 버리면 무책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8ㆍ9전당대회에서 친박계 친정체제로 개편된 이후 수직적 당청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지도부가 이번 사태를 수습할 자격과 능력이 없으며 오히려 수습국면을 더욱 꼬이게 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는 비박계의 진단과 크게 차이가 난다. 친박 지도부가 유지되는 한 아무리 고강도 쇄신책을 내놓더라도 대국민 설득에 효과가 미미하며 그럴 경우 차기 대선에서도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 비박계의 판단이다. 한 고위 당직자는 “주류 친박계와 비주류 비박계가 오는 의원총회에서 크게 한 번은 붙어야 결판이 날 듯하다”고 전했다. 그래서 11월 2일쯤 열릴 예정인 의총은 당 내홍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당내에선 양측의 주도권 경쟁이 장기전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강석호 최고위원을 뺀 나머지 지도부가 모두 친박계여서 강 최고위원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더라도 친박계가 스크럼을 짠다면 사퇴 도미노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당원들의 전당대회에서 뽑힌 당 지도부는 의총에서 모인 의원들의 총의만으로는 사퇴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도부가 버티면 별 다른 수가 없다. 실제 비공개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가 상당하다는 지적에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당원의 뜻을 물어야 한다는 뉘앙스로 맞섰다고 한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당 지도부에 불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당장 이날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 오신환 홍보위원장, 김현아 대변인이 당직을 사퇴하는 등 지도부 내 이탈도 발생했다. 야당이 현 친박 지도부가 책임지고 사퇴해야 거국중립내각을 논의할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비주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지도부가 버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당 관계자는 “이런 와중에 당내 주도권 싸움이 부끄럽다”고 토로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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