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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수당을 지역화폐로? 성난 성남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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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수당을 지역화폐로? 성난 성남맘

입력
2018.06.29 22: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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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서만 쓰는 화폐 지급방침에 

 “온라인 구매 안 되고 이용 제한 

 소비패턴 고려 안 한 탁상행정” 

 엄마들 국민청원 등 철회 요청 

 방문 수령 지급방식에도 불만 

 市, 논란에도 방침대로 강행할 듯 

성남시의 지역화폐 지급방침을 비판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이미지.
성남시의 지역화폐 지급방침을 비판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이미지.

“시장 월급도 지역화폐로 지급하라.”

은수미 경기 성남시장 당선인의 아동수당 지역화폐 지급방침에 성남 시민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정부가 9월부터 지급하는 월 10만원의 아동수당(6세 미만대상)을 임의로 지역화폐로 바꿔 주려 한다는 게 반발 이유다. 아이를 둔 엄마들은 “지역화페는 사용지역 등 이용에 제한이 많다”며 방침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엄마들의 비빌언덕 성남마더 센터 추진모임’은 29일 성남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이라고 시의 방침을 비판했다. 이들은 “양육에 하루 24시간도 모자라는 상황에서 일부러 시간을 쪼개 지역 화폐를 수령하고 사용할 수 있는 곳을 일일이 찾아 다녀야 한다”고 반발했다. 지역화폐로는 엄마들이 온라인을 통해 구입하는 친환경 기저귀와 유기농 먹거리 등의 아이 생필품을 구입하는데도 어려움이 크다는 점도 지적했다.

시민들의 반발은 청와대와 시청 게시판, 분당 판교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잇따랐다.

29일 오전 11시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코너에는 성남시의 지역화폐와 연계한 아동수당 지급 계획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청원 글 3건이 올라왔다. 청원자들은 “성남지역에서만 쓸수 있는 지역화폐로 지급하겠다는 것은 현금 지급을 원하는 대상자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일방적인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시민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등의 격양된 반응의 글도 여럿 올라왔다. 청원 글에는 7,000명 가까이 동의 댓글이 달렸다.

주민들은 지급방식에 대해서도 반발하고 있다. 다른 지역 대상자들은 편하게 계좌로 지급받는데, 성남시민만 발 품을 팔아 배부처를 방문해 수령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수미 성남시장 당선인의 아동수당 지역화폐로 지급 방침에 '엄마들의 비빌언덕, 성남마더센터 추진모임'이 29일 시청 앞에서 방침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은수미 성남시장 당선인의 아동수당 지역화폐로 지급 방침에 '엄마들의 비빌언덕, 성남마더센터 추진모임'이 29일 시청 앞에서 방침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시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등에 “시장 월급도 지역화폐로 지급하라”고 따지기도 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 성남시는 지역화폐 지급 방침을 강행할 입장이다. 시는 주민 의견수렴 과 시의회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9월까지 지급 근거가 되는 관련 조례안을 만들어 제정한다는 계획이다.

은수미 성남시장 당선인은 주민 설득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날 시청에서 가진 인수위 활동 결과보고를 통해 “지역화폐 확대는 핵심 공약으로, 9월 시행 전까지 시민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논의하겠다”며 “정부보다 수혜 대상을 확대해 만 6세 미만의 아동을 둔 지역 모든 가정에 아동수당을 지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은 당선인은 다만 “시장 취임후 숙의와 토론과정을 거쳐 아동수당에 기여하는 분들 양육하는 분들의 얘기를 듣고 합의점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시는 1만원을 더 주는 인센티브를 포함해 11만원 상당의 지역화폐로 아동수당을 지급하면 연간 516억원(4만3,000여명)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더하면 성남지역의 지역화폐 발행 규모는 연간 200억∼300억원에서 1,000억원 규모로 늘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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