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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0명 중 4명 "지지후보 바꿀 수 있다"는 뜻, 잘 읽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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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0명 중 4명 "지지후보 바꿀 수 있다"는 뜻, 잘 읽어야

입력
2017.04.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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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판세가 요동치자 주요 후보 진영이 총력전 체제에 들어가 바싹 긴장하는 분위기다. 특히 주말을 전후해 공개된 언론사 등의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양강 구도를 형성한 것으로 드러나자 양측의 신경전도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후보등록이 임박한 지금 시점에서 밀리면 좀처럼 만회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자 역대 선거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층이 늘면서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나 무응답이 10%대로 크게 축소된 반면, 대선과정에서 지지후보를 교체할 수 있다는 응답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이다. 후보별 편차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지지 강도가 낮다는 얘기다. 이는 유권자들이 촛불ㆍ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일단 선호 후보를 정했지만 향후 TV토론 등 여러 검증과정을 통해 후보의 공약과 역량, 도덕성 등을 면밀히 따진 후 최종 지지후보를 선택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과거처럼 대세론이나 대안론에 현혹돼, 혹은 연고나 감성적 판단에 의존해 표를 던지지 않겠다는 취지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런 추세는 지난주 말 나온 갤럽조사 결과 '현재 지지하는 후보를 상황에 따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이 44%에 달한 데서 확인된다. 주초 공개된 몇몇 조사에서도 이 비율은 30~40%에 달했다. 18대 대선 때와는 확연히 다른 결과다. 한국일보 등 몇몇 언론사 조사에서는 이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으나, 작금의 후보지지도는 앞으로 몇 번의 계기를 만나 크게 출렁일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박근혜 대통령 파면으로 예정보다 7개월 앞당겨 치러지는 이번 대선은 준비기간이 짧은 대신 유동성과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보여 준다.

전문가들은 후보들에게 지금이 가장 불안한 시기이자 위기라고 입을 모은다. 선발주자든 후발주자든 캠프는 극도의 불안과 초조감에 휩싸이게 되고 구태의연한 네거티브 공세 유혹에 끊임없이 노출되기 십상이다. 엎치락뒤치락하는 지지율과 함께 양강 구도를 굳힌 문-안 캠프에 이 시기는 말 그대로 피 말리는 시간일 것이다. 악수와 헛발질은 대개 이럴 때 나오는 법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후보들의 시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유권자의 시간"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대통령을 파면한 바 있는 국민이 지지후보를 바꾸는 일쯤이야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유치하고 허섭쓰레기 같은 말싸움만 계속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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