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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이정후 지켜보는 아버지 이종범 "고맙다는 말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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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이정후 지켜보는 아버지 이종범 "고맙다는 말 밖에"

입력
2017.12.1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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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이정후(왼쪽), 이종범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이종범(47) MBC SPORTS+ 해설위원은 아들 이정후(19·넥센)의 이야기가 나오자 잠시 말을 골랐다. 그러곤 미안하고, 자랑스러운 아들을 향해 "'잘해줘서 고맙다'는 말밖에 해줄 게 없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정후는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히트 상품이다. 지난 달 정규시즌 신인왕에 오른 후 연말 각종 시상식의 신인상을 휩쓸고 있다. 지난 7일 열린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한은회) 시상식에서도 최고의 신인으로 뽑혔다. 이날 한은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종범 위원이 신인상 시상자로 나서면서 부자가 시상자와 수상자로 만나기도 했다.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며 웃은 이종범 위원은 사실 아들이 상을 받는 모습을 이날 처음 봤다. 이 위원은 "바쁘기도 했고, (정후에게) 부담이 될까 봐 시상식엔 같이 다니지 않았다"고 했다.

아들이 야구를 시작한 뒤 줄곧 지녔던 아버지의 마음이다. 이정후는 데뷔 전부터 '이종범의 아들'이란 수식어를 달고 있었다. 현역 시절 '바람의 아들'로 불렸던 이종범 위원과 일찍부터 비교를 당하며 ‘바람의 손자’로도 불렸다. 괜한 부담감을 지어준 것만 같아 아버지는 안타까울 뿐이었다. 하지만 이정후는 실력으로 부담도 지워냈다. 고졸 신인 최초로 전경기(144)에 뛰며 타율 0.324, 2홈런 47타점 111득점을 기록하면서 역대 신인 최다 득점과 안타(179개) 신기록을 썼다.

이제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 위원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는 활약이었다. 아버지는 그런 아들이 그저 고맙다. 이 위원은 "정후가 잘했기 때문에 그런 수식어도 붙었다"며 웃음 지었다. 내색하지 않아도 '이종범의 아들'이란 타이틀을 이겨내기 위해 애썼을 아들의 마음도 헤아렸다. 이 위원은 "앞으로 야구를 20년은 더 해야 하지 않나. 그런 부담감을 갖기 보다 자신만의 야구, 자기 루틴을 빨리 만들어 내는 게 숙제다"고 당부했다.

집을 자주 비울 수밖에 없는 프로야구 선수의 특성상 이 위원은 선수 시절 어린 아들의 성장기를 함께 보내지 못했다. 이 위원은 "정후에게 해준 게 없다. 추억도 별로 없다. 정후 엄마가 다 키웠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하지만 '야구'를 통해 두 부자는 더 끈끈해지고 있다. 이 위원은 "같이 지낸 시간이 많지 않아 정후가 아빠에 대한 애틋함이 없는 것 같았다"고 떠올린 뒤 "정후가 운동을 하면서 아빠를 더 이해해주고 있는 것 같다"며 고마워했다. 이정후는 지난 7월 올스타전에서 "이제 시즌을 딱 절반 뛰어봤는데, 아버지가 정말 힘든 길을 오셨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정후가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낸 데는 '경험자' 이종범 위원의 조언도 보탬이 됐다. 이 위원은 "기술적인 이야기는 전혀 안 한다. 루틴이나 체력 보강만 이야기한다. 골고루 잘 먹어야 한다는 것 정도다"며 "프로에 와서 스스로 적응을 잘해 좋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에 더 이상 이야기 해줄 것도 없다"며 아들을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이 위원은 프로 데뷔 첫 해였던 1993년 126경기 타율 0.280, 16홈런 53타점 85득점 73도루를 기록했지만 양준혁 MBC스포츠 해설위원에게 밀려 신인왕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2년 차였던 1994년 124경기 타율 0.393, 19홈런 77타점 113득점 84도루를 거뒀고, 당시 역대 최다인 196안타를 때려냈다. 그 해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도 이종범 위원의 몫이었다. '슈퍼 루키' 이정후의 2년 차도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이 위원은 "올해보다 내년에 잘해야 하고, 내후년엔 더 잘해야 한다"며 "나도 신인 때 경험을 해봤지만, 2년 차가 더 힘들더라. (정후의) 내년이 더 걱정이 된다. 본인이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며 응원했다.

사실 야구보다 더 신경을 쓰는 부분이 있다. 이 위원은 "요즘에는 사회적으로 선수들의 인성 문제나 사건들이 불거지고 있다. 그런 일이 없도록 하는 게 비시즌 숙제"라고 조심스러워했다. 아들이 야구를 잘 하는 선수에서 '더 훌륭한 선수'로 커 나가길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이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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