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 사무총장에 최재성 임명 강행

장고 끝에 당직 인선 마무리...투톱 간 갈등 노출 후폭풍 우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3일 논란 속에 새 사무총장으로 최재성 의원을 임명했다. 인선 과정에서 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투톱의 갈등이 노출돼 후유증이 예상된다. 사진은 문 대표가 이 원내대표와 함께 22일 국회에서 메르스 관련 특별 성명을 발표하는 모습.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3일 새 사무총장에 최재성 의원을 임명했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체제 개편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문 대표의 결정이지만 이종걸 원내대표 등 비주류의 반발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경우 혁신위원회 출범으로 한숨 돌리는 듯 했던 당 내홍이 다시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 내정된 인사를 단행했다”며 “어제(22일) 최고위원회에서 대표에게 결정을 위임했고 오늘 문 대표가 이 원내대표를 포함해 최고위원들에게 개별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전날 최고위에서 문 대표는 최재성 사무총장 카드를 표결에 부치려 했지만 이 원내대표가 강하게 반발하며 3선의 우윤근ㆍ김동철ㆍ노영민 의원을 대안으로 추천했고, 문 대표는 이 원내대표가 당사자들을 설득하면 이를 받아들이지만 24일 오전까지 설득이 안되면 기존 최재성 카드를 진행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의 설득 시도는 실패했고 결국 문 대표는 이날 늦은 오후가 돼서야 사무총장을 확정했다.

어렵사리 사무총장 인사는 마무리 됐지만 당의 투톱인 대표와 원내대표가 극한 갈등을 보이면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인사 발표 직전 최재성 의원을 만난 후 “최 의원 임명에 동의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끝내 수긍하지 않았다. 이날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는 과거 최 의원이 동료 의원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괴문자메시지가 떠돌 만큼 당내 분위기는 흉흉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문 대표는 국회법 개정안 여야 협상 과정에서 다른 지도부의 반발에도 이 원내대표에 힘을 실어줬는데도 사무총장 인사 과정에서 적잖은 실망을 했다”며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문 대표가 이 원내대표에게 이전만큼 신뢰를 보낼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사무총장과 함께 내년 총선을 이끌 전략홍보본부장에는 안규백 의원이, 디지털소통본부장에는 홍종학 의원이, 수석사무부총장에는 김관영 의원이, 당대표 비서실장은 박광온 의원이 임명됐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