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둘째 딸인 최민정(27) 해군 중위가 30일 오전 인천 중구 해군인천해역방어사령부에서 전역식을 마쳤다.
재벌가 딸로선 드물게 장교로 입대해 화제를 모았던 최 중위가 전역함에 따라 그가 어떤 진로 선택을 할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씨는 2014년 9월 해군 사관후보생에 자원입대해 117기로 합격했다. 그는 1주일동안 가입교 과정 이후 10주간의 훈련 과정을 거쳐 12월1일 해군 소위로 임관됐다.
당시 학군사관후보생 117기 모집에 합격한 120명 중 여성은 18명이다. 여성의 경우 경쟁률은 10대 1이었다. 최씨는 중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나왔으며, 베이징대학 재학 대학 시절 장학금이나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했을 정도로 자립심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등학교 재학 때 중국인 학우들과 한·중 문화교류 동아리를 만든 최씨는 대학생 때 비정부기구(NGO)를 설립하는 등 열정적인 성격으로 알려졌다.
그는 해군 장교 지원을 스스로 결심한 뒤 가족들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장성 출신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외손녀라는 점에서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재벌가 자녀가 장교로 복무한 것은 최 소위가 처음이다.
재벌가 자제들이 어린 나이에 고위 임원을 맡아 경영수업을 받는 것과 달리 여성으로서 군 장교를 지원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데다, 자제들의 병역 면제가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좋은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씨는 임관 직후 3개월 동안 초등군사반·보직정 교육을 받은 후 2015년 청해부대 19진에 소속돼 아덴만에 파견된 데 이어 작년에는 서해 최전방 북방한계선(NLL)을 방어하는 부대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최 중위의 마지막 보직인 전투정보 보좌관은 함정의 핵심인 전투정보실(CIC)에서 전투정보관, 작전관 등 부서장을 보좌하는 역할이었다. 함정의 작전과 전투정보를 수집·정리해 작전관의 임무수행을 돕는 일이다.
최 중위가 전역함에 따라 그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사다. 최씨의 언니 윤정(28)씨는 지난 6월 SK의 자회사인 SK바이오팜에 수시채용으로 입사했으며, 경영전략실 산하 전략팀에서 선임매니저(대리급)로 근무를 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SK그룹의 바이오·제약 사업을 이끌고 있는 계열사 중 한 곳이다. SK그룹은 바이오·제약 사업을 5대 핵심 성장 사업 중 하나로 선정해 주력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전략팀은 SK바이오팜의 성장 전략을 세우고 신약 개발 포트폴리오 및 성과를 관리하는 곳으로, 최씨의 전공과 업무경력과도 연관이 있다.
최씨는 2008년 미국 시카고대학교에 입학해 생물학을 전공했으며, 시카고대 뇌과학 연구소에서도 연구원으로 2년간 근무한 전력이 있다. 또 미국 하버드대 물리화학 연구소와 국내 한 제약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글로벌 경영컨설팅 기업인 베인&컴퍼니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1월 퇴사했다.
다만 민정 씨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향후 선택지를 고를 것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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