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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무한도전' 포상휴가에 가려진 여행사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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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무한도전' 포상휴가에 가려진 여행사 ‘갑질’

입력
2015.07.1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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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 ‘무도’ 방콕 촬영 1억4,000만원 지원

이중 8,000만원 현지 랜드사 5곳에 전가

현지 랜드사 “방송 여행프로 대부분 이런 식”

“대형 여행사 요구 거부하기 어려워”하소연

MBC '무한도전'의 방콕 휴가 특집. 방송 캡처
MBC '무한도전'의 방콕 휴가 특집. 방송 캡처

국내 여행업계 1위인 하나투어가 방송사 여행프로그램 협찬비용 수천 만원을 랜드사(현지 일정을 담당하는 교민여행사)들에게 떠넘긴 것으로 드러나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태국 현지 랜드사 등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지난 5월 18~24일 5박7일간 진행된 MBC 예능프로그램‘무한도전’의 방콕 포상휴가 촬영을 지원했다. 방콕 여행상품 판매촉진을 위해 방송사의 제안을 받아 협찬에 나선 것으로, 출연자와 스태프 등 63명의 항공료와 숙박비 등 비용 1억4,000만원을 떠안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정작 비용의 절반이 넘는 8,000만원(57%)은 하나투어가 아닌 현지 랜드사 5곳의 몫으로 전가됐다.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방콕 여행객이 늘면 매출이 올라갈 테니 랜드사도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하나투어의 일방적 결정이었다.

하나투어는 촬영 한 달여 뒤인 지난달 26일에는 랜드사 대표의 서명이 들어간 ‘방콕 무한도전 협약 및 프로모션 진행 지원협약서’도 받아뒀다. 협약은 동남아 모객 및 매출 증대를 위한 무한도전 10주년 프로그램의 편집ㆍ촬영 프로모션을 위해 랜드사가 지원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압력이나 강요가 아닌 상호 협의를 통해 협찬이 이뤄졌다는 증빙을 서류로 만들어 놓은 셈이다.

현재 랜드사 5곳 가운데 2곳이 2,720만원을 지급했고 나머지 3곳은 경영압박 등으로 비용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현지 여행사 관계자는 “국내 방송사의 여행프로그램이 대부분 이런 식으로 만들어 진다고 보면 된다”며 “영세한 우리 입장에서는 대형 여행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하나투어 측은 7,8월 태국 등 동남아 관광객을 위해 확보해 둔 항공좌석 1만1,000석의 조기 소진 등 마케팅 차원에서 랜드사의 동의를 얻어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랜드사가 확정된 분담금을 부담하기 어렵다면 재검토할 것이라고도 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랜드사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생각될 수 있으나 강요를 하지 않았고 불이익을 줄 의사도 없었다”면서 “(하나투어가) 우월적 지위에 있는 것은 사실인 만큼, 보완할 것이 있다면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다른 여행사들도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서 (방송사 협찬 등은) 이런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관광객이 모집되면 해당 랜드사에 현지 진행을 의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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