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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슬람 극단주의 집단, 외국인 몸값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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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슬람 극단주의 집단, 외국인 몸값 노린다

입력
2016.04.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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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남서부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아부사야프’가 지난해 9월 납치했던 캐나다인 인질을 참수한 사실이 25일 확인됐다. 2014년 필리핀 정부와 이슬람 반군의 평화협정이 체결됐음에도 극단주의 분파의 활동으로 인해 필리핀 남부는 여전히 위험한 상태다.

필리핀군 대변인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필리핀 제도 남서부 술루주 홀로 도시 중심부에 오토바이를 탄 괴한 2명이 인질의 머리가 담긴 플라스틱 가방을 버리고 갔다고 밝혔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참수된 인질의 신원이 2015년 9월 다바오주 사말섬에서 납치된 캐나다인 존 리즈델(68)이라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격앙된 목소리로 “이는 냉혈한 살해”라며 테러집단을 비난했다.

앞서 아부사야프는 지난해 9월 사말섬의 한 리조트에서 리즈델과 다른 캐나다인 로버트 홀, 노르웨이인 키아르탄 세킹스타드, 그리고 세 사람이 머물던 리조트의 주인 마리테스 플로르를 납치했다. 사말섬은 민다나오섬 최대 도시인 다바오의 코앞에 있는 휴양지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장소다. 아부사야프는 납치한 세 외국인의 몸값을 요구하며 구원을 요청하는 인질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지속해서 공개해 왔다. 마지막으로 공개된 동영상에서 아부사야프는 25일 오후 3시까지 1인당 몸값 3억페소(약 73억원)을 지급하지 않으면 1명을 참수하겠다고 협박했다.

필리핀 정부는 모로민족해방전선(MNLF)이나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 등 정부형태를 취하는 반군과 민다나오 내의 자치권을 인정하는 대신 무장을 해제하는 취지의 평화 협상을 벌여 2014년 협정 체결에 성공했지만 납치를 일삼는 아부사야프에는 강경 노선으로 일관하고 있다. MNLF와 MILF 역시 아부사야프의 활동을 비난해왔다.

아부사야프는 이슬람교를 믿는 민다나오섬의 원주민족 모로족의 민족국가 수립을 추구하던 MNLF에서 떨어져 나온 과격 분파로 1991년 설립됐다. 독립 이슬람 국가 건설을 추구하며 무장 투쟁을 벌였던 이 집단은 98년 초대 수장 아부바카르 잔잘라니가 필리핀 경찰에 살해당한 후 기독교인과 외국인을 납치해 몸값을 챙기는 테러 단체로 변모했다. 이들은 오랫동안 알카에다의 지원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2014년에는 아부사야프의 고위 관계자 2명이 이슬람 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아부사야프는 현재 네덜란드인 1명, 일본인 1명, 말레이시아인 4명과 인도네시아인 14명 등을 억류하고 있으며, 납치 장소는 필리핀 제도 서쪽 팔라완섬에서부터 보르네오섬의 말레이시아 영토 사라와크지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한국인 가운데도 아부사야프에 납치당한 피해자가 있다. 2015년 1월 24일 민다나오섬 서부 삼보앙가시부가이주에서 납치된 한국인 홍모(당시 74)씨는 약 10개월간 억류돼 있다 시체로 돌아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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