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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혁신학교 1호' 강남 교사만 채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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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혁신학교 1호' 강남 교사만 채용한다

입력
2014.07.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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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율현초 개교 준비 위한 13명 기존과 달리 지역 내 선발 논란

"교사 열정이 혁신학교 성패 갈라 타 지역 교사에도 지원 자격 줘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취임 이후 첫 번째 혁신학교로 지정한 서울 강남구 율현초등학교가 교사를 충원하면서 강남지역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의 지원만 받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취임 이후 첫 번째 혁신학교로 지정한 서울 강남구 율현초등학교가 교사를 충원하면서 강남지역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의 지원만 받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취임 이후 첫 번째 혁신학교로 지정한 서울 강남구 율현초등학교가 교사를 충원하면서 강남지역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의 지원만 받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기존에는 새로 개교하는 혁신학교의 경우 서울 전역에서 지원을 받아 교사를 충원했었다. 혁신학교에 대한 이해와 열의가 부족한 교사들이 배치될 경우 실질적인 내용 없이 ‘무늬만 혁신학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5일 서울 강남교육지원청의 신설학교 개설교원 임용계획에 따르면 다음달 28일 강남구에 개교하는 율현초는 강남교육지원청 소속(강남ㆍ서초구)으로 1년 이상 근무한 교사 중 13명을 선발한다. 학급이 줄어든 인근 수서초의 교사 6명이 율현초로 배정될 예정이어서 실제 선발 인원은 7명에 불과하다. 26개 학급으로 꾸려져 교과담당 4명을 포함한 30명의 교사(특수ㆍ보건ㆍ영양교사 제외)가 필요한 율현초는 개교 준비 작업을 담당할 13명의 교사를 미리 뽑고, 나머지는 복직하거나 신규 임용되는 교사로 채울 방침이다.

그러나 교육과정과 학교 운영에 대한 교사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전제로 하는 혁신학교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인력 충원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혁신학교에서 근무하기 위해 자발적인 준비모임을 꾸려온 교사들은 지원 기회조차 막혔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혁신학교 준비모임을 꾸려온 홍순희 수서초 교사는 “혁신학교는 기존 학교문화를 완전히 바꾸는 것이고 이를 위해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기존 학교에서 오래 근무한 교사는 관성에 젖어 잘 움직이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준비된 교사가 아니면 혁신학교를 만들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모임의 교사 14명 중 4명은 강남 이외 지역에서 근무한다는 이유로 율현초에 지원 할 수조차 없다. 앞서 2012년 강남구에서 혁신학교로 지정돼 개교한 세명초의 경우 서울 전역에서 지원받아 교사를 충원했던 것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전체 교사 30명 가운데 지원받을 수 있는 교사가 7명에 불과한 점도 문제지만 개교 준비 작업을 담당할 13명을 먼저 뽑고, 나머지 교사를 추후 선발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개교 준비 과정에서 교사들 간에 논의됐던 학교 혁신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추후 배치받은 교사들이 공감하지 못할 경우 엇박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혁신학교에 대한 이해와 열의보다 강남 지역에서의 근무 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묻지마 지원’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혁신학교 취지에 맞지 않는 교사 구성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신영 전교조 서울지부 참교육실장은 “실패한 혁신학교는 대부분 혁신교육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 교원들이 많았던 경우”라며 “추가 공문을 시행해서라도 필요 인원을 한꺼번에 발령 내고, 지원 자격을 넓혀 다양한 교사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강남에 거주하는 교사들도 5년만 있으면 타 지역에서 근무해야 하는데 다른 지역에 개방하는 것은 인사상 특혜”라며 “혁신학교는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강남 관내 교사도 얼마든지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교육지원청은 선정추천위원회와 교육공무원인사위원회를 거쳐 오는 25일 율현초의 임용대상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자율형사립고 교장들과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자율형사립고 교장들과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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