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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지에서 양지로…각양각색 키덜트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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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지에서 양지로…각양각색 키덜트 콘텐츠

입력
2016.02.1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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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위한 키덜트(Kidult) 콘텐츠가 확산되고 있다. 아이(Kid)와 어른(Adult)의 합성어인 키덜트는 유년시절 즐기던 장난감, 만화 등에 향수를 느낀 성인 계층을 일컫는 말로 최근에는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관련 문화를 감추던 과거와 달리 키덜트 문화가 대중화되면서 이를 공략한 다양한 콘텐츠 및 기획이 급증하고 있다

■ 아프리카TV, 건담 조립부터 도색 생중계

피규어는 국내 키덜트족의 대표 인기 콘텐츠로 꼽힌다.

특히 건담 시리즈는 일반 완구류의 수십 배를 호가할 뿐 아니라 조립부터 도색까지 일련의 복잡한 과정을 거침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높다. 단순 수집 차원을 벗어나 직접 조립하고 도색까지 완성하는 프라모델이 마니아층 사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라이브 소셜 미디어 아프리카TV는 이러한 건담족을 위해 조립 특별 생방송을 지난 13일 진행했다. 프라모델 조립강사 BJ '건담홀릭'과 '카스키엘'이 건담의 개봉부터 도색, 조립까지 전 과정을 보여준 것.

/▲ 건담데이 포스터. 아프리카TV 제공

이날 방송에서는 건담 애니메이션 명장면 속 주인공으로 꼽히는 '에일 스트라이크'와 '이지스' 건담을 완성시켜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스트라이크 건담은 일본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SEED'에서 키라 야마토가 조종하는 가상 로봇이다. 무기의 종류에 따라 건담의 종류가 나뉘는데 에일 스트라이크는 에일팩을 장착한 스트라이크형 건담을 말한다. 이 외에도 런처 스트라이크(런처팩), 소드 스트라이크(소드팩), 퍼팩트 스트라이크(모든 팩) 등 3종의 스트라이크 건담이 존재한다.

이지스 건담도 기동전사 건담 SEED에 등장하는 로봇으로, 아스란 자라가 조종을 맡는다. 지구연합 소속의 오브 연합 수장국 모르겐레테사의 기술협력을 받아 비밀 개발한 모빌 슈트 콘셉트로 흰 바탕의 기존 건담 모델과는 달리 붉은색 외형으로 디자인됐다.

아프리카TV는 이날 곳곳에 숨어있는 건담 마니아들이 채팅창에서 모여 프라모델 '덕심(心)'으로 똘똘 뭉쳤다고 설명했다. 건담 프라모델 완성의 꽃이라 불리는 도색 팁을 공개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많은 시청자들이 몰렸다.

보는 재미를 더하기 위한 시청자 이벤트도 진행됐다. 생방송 중 BJ가 만드는 모델 중 갖고 싶은 쪽에 투표하면 추첨을 통해 방송에서 만든 프라모델을 증정하며 상식퀴즈, 내가 생각하는 건담 명장면 말하기 등 다양한 코너가 시청자들과 만났다.

/▲ 건담데이 방송. 아프리카TV 재공

안준수 아프리카TV 미디어커뮤니티사업본부장은 "소수의 놀이문화를 넘어 개성 있는 취미생활로 자리잡은 프라모델 조립을 시청자와 함께 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아프리카TV 채팅창을 통해 자신과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며 공감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어른들의 게임 'GTA', 꾸준한 업데이트로 '눈길'

게임은 더 이상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와 플랫폼이 구축되면서 세대와 나이를 넘어선지 오래다.

특히 '어른들의 게임'으로 불리는 락스타 게임즈의 'Grand Theft Auto(GTA)'는 1997년 첫 출시 이후 2016년 현재까지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PC게임으로 출발한 GTA는 현재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PS4)와 Xbox One 등 콘솔게임까지 플랫폼 영역을 확장했다.

▲ GTA 온라인. 락스타 게임즈 제공

자동차 절도 범죄를 일컫는 동명의 게임 이름에서 알 수 있듯 GTA는 범죄형 액션게임이다. 유저는 대도시 범죄자의 시점으로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고 보상 받으며 지하 범죄세계에서 성공을 거둬야 한다.

GTA는 자유도가 높아 폭력 및 선정성에서 논란이 일곤 했다. 폭행, 절도, 살인 등 게임 내에서 다양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어 모방범죄의 우려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기존 게임과 다른 차별성 및 자유도 높은 환경이 마니아들의 호평을 받으며 출시 국가인 스코틀랜드를 넘어 미국, 일본,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구가했다.

국내에서는 수입이 금지돼 2013년까지 해적판(불법 다운로드 버전)으로 즐기는 유저가 많았으나 2013년 9월 게임등급물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으로 출시되고 있다.

▲ 마이 발렌타인 업데이트를 통해 새롭게 추가된 신규 이동 수단 '알바니 루즈벨트 밸러'. 락스타 게임즈 제공

최근 락스타 게임즈는 GTA 온라인에 신형 알바니 루즈벨트 등 새로운 의상과 액세서리를 추가한 '마이 발렌타인' 업데이트를 실시해 유저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GTA 온라인은 기존 패키지 버전과 다른 온라인 게임으로 다양한 유저들이 접속해 즐기고 있다.

■ 유통업계, 키덜트 마케팅 봇물

유통업계도 키덜트족을 겨냥한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해 11월, 종이접기 전문가 김영만씨와 공동 개발한 '고래밥 한정 패키지'를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고래, 문어, 상어 등 고래밥 속 해양생물 캐릭터 9종을 페이퍼 토이로 만든 것. 고래밥 겉 포장박스를 뜯고 내부 설명서를 참조해 종이를 접으면 페이퍼 토이가 완성된다. 직접 만들며 캐릭터를 모으는 재미가 있어 키덜트족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 고래팝 페이퍼 토이 한정판. 오리온 제공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지난달부터 순차적으로 원피스 피규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15일부터 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청(JEAN) 의상을 입고 있는 원피스 피규어로 약 17cm로 제작됐다. 1월 루피 캐릭터부터 월 마다 각각 다른 캐릭터가 등장해 연내 총 12개의 피규어가 판매될 예정이다. 원피스 피규어는 버거 및 치킨세트(팩·콤보) 구매시 1인당 2만원에 구입할 수 있으며 단품으로는 3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 롯데리아 원피스 진 피규어 시리즈 중 첫 선을 보인 루피. 롯데리아 페이스북 제공

키덜트 제품 중 가장 핫한 건 역시 드론이다. 여러 개의 프로펠러가 달린 무선조정 무인 항공기를 지칭하는 드론은 기존 RC(무선조종)제품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최근 가격비교 사이트인 에누리 가격비교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체 RC제품 시장 점유율 중 드론 점유율이 2014년 43.7%에서 지난해 71%로 급상승했다.

드론과 함께 키덜트 제품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이 바로 전동휠이다. 일반적으로 전동휠은 외발 전동휠, 투휠보드, 자가평형이륜차(세그웨이형) 형태의 전력으로 움직이는 이동 수단을 지칭한다. 에누리가 조사한 자료를 살펴보면 전동휠이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8월과 9월, 야외 활동에 적합한 날씨와 함께 중국산 저가형 제품들이 대거 시장에 선보이면서 판매량이 급증했다.

이처럼 드론과 전동휠이 키덜트족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관련 제품을 구매, 체험할 수 있는 키덜트 매장들이 생겨나고 있다. 롯데마트는 최근 구로점에 건담·스타워즈 등 피규어 존과 드론 및 RC 제품 존으로 구성된 132㎡ 규모의 키덜트전문샵을 오픈했다. 대표적인 키덜트 공간인 일산 이마트타운의 일렉트로마트는 다양한 피규어 제품과 더불어 드론 및 전동휠을 판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품 시연 장소도 함께 제공해 인기를 얻고 있다.

▲ 2015년 국내 전동휠 판매량. 에누리 제공

피규어나 전동휠 등 고가 제품을 사기 부담스러운 키덜트들에게 안성맞춤인 나노블럭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일부 완구 전문점에서만 판매하던 나노블럭은 최근 지하철 노점, 편의점 등 다양한 곳에서 구입이 가능할 만큼 판매처를 확장했다.

나노블럭은 간단한 설명서를 보고 맞추는 조립형 블록으로 레고보다는 어렵고 피규어 조립보다는 쉬운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때문에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이용할 수 있어 수요층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관계자는 "소비 주체인 3040 세대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각종 키덜트 콘텐츠들이 늘면서 관련 시장 규모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키덜트 문화가 대중화 되면서 다양한 산업 분야간 협업이 이뤄지고 있어 내수 활성화에 기여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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