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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는 로마, 양떼 풀어 잡초 관리(?) 야당은 “개 풀 뜯어 먹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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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는 로마, 양떼 풀어 잡초 관리(?) 야당은 “개 풀 뜯어 먹는 소리”

입력
2018.05.1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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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재정난에 허덕이는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 시 당국이 양떼를 방목해 잡초 관리를 추진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친환경적 발상이라는 옹호론도 있지만, 야권 등 일각에선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라며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깜찍한(?)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은 로마 최초의 여성 시장인 비르지니아 라지(39) 로마시장이다. 지난 3월 총선에서 약진한 반 체제 정당 오성운동 소속이다. 라지 시장은 기성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한 쓰레기 수거 문제, 부실한 대중교통 등을 해결하겠다며 당선됐으나, 라지 시장 취임 이후 이 같은 문제가 악화되고 있어 시민들의 불만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로마 환경 당국의 구상은 도심과 외곽의 공원과 녹지지대에 양떼를 비롯한 초식 동물들을 풀어 놓아 잡초를 뜯어 먹게 하겠다는 것이다. 일단 외곽 녹지 지역부터 시험 삼아 해보고 반응이 좋으면, 도심 공원까지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로마 도심과 외곽 곳곳에는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공원이 조성돼 있는데, 재정난이 가중되면서 제대로 관리가 안 돼 방치되고 있다. 무성하게 자란 잡초와 나무들이 얽히고 설켜 있어 현지에선 ‘정글’이란 소리가 나올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양떼 동원 방안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농민단체들은 “잡초제거는 물론, 예초기 사용으로 인한 소음과 이산화탄소 발생 등을 줄일 수 있다”며 반겼다.

그러나 다수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지난 5년 간 정부를 이끌었던 민주당은 “쓰레기 처리에 (환경미화원 대신) 갈매기를 동원하더니, 이번에는 (정원사 대신) 양떼냐”며 “다음에는 아마 모기 박멸을 위해 도마뱀 카드를 꺼내 들 것"이라고 비꼬았다.

시민들 역시, 양떼를 풀어놓을 경우 야기되는 분뇨 문제, 진드기 등 해충 발생 등은 어떻게 대비할 것이냐고 우려하고 있다.

물론 양떼 동원 계획은 로마가 처음은 아니다. 독일 베를린의 슐로스파크의 경우에도 잡초 제거에 염소, 양 등을 활용하고 있고, 이탈리아 국내에서도 2005년 북부 트레비소가 잡초 관리를 위해 공원에 나귀 등을 풀어놓은 전례가 있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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