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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방재 훈련, 참가자 절반은 '롯데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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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방재 훈련, 참가자 절반은 '롯데 관계자'

입력
2014.09.2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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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층부 임시사용 승인 논란 속 위기대응 능력 점검

참가 시민 절반 이상이 롯데 관계자였던 점 '옥에 티'

23일 오전 서울 제2롯데월드에서 소방대원 등이 민·관 합동 종합방재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전 서울 제2롯데월드에서 소방대원 등이 민·관 합동 종합방재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캐주얼동 1층 길리언초컬릿 매장에 작은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고객 여러분은 직원 안내에 따라 대피해주시기 바랍니다."

23일 오전 10시 20분께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캐주얼관내 스피커에서 급박한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조명이 차례로 꺼지면서 어두컴컴해진 실내 곳곳에선 연막탄이 뿜어내는 연기가 차올랐고, 한편에선 스프링클러가 물을 뿌려내기 시작했다.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여부가 논란인 가운데 해당 건물의 위기대응 능력을 알아보기 위한 민관합동 종합방재훈련이 실시된 것이다.

캐주얼관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총 6개층에 뿔뿔이 흩어져 내부를 구경하던 시민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손수건으로 입을 막은 채 속속 출구를 빠져나갔다.

굴뚝처럼 연기를 다른 층으로 올려 보내는 것을 막기 위해 중앙에스컬레이터홀 주변에는 방화셔터가 내려졌다.

위층에 있던 시민들은 올라온 길이 막히자 건물 가장자리 비상계단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상황 발생후 3분 6초 만에 제2롯데월드에서 1.3㎞ 떨어진 잠실119안전센터 소속 소방차가 처음으로 도착해 건물 외벽에 물을 뿌리기 시작했고, 구급차와 고가사다리차, 유해물질분석제독차, 군경 등이 잇따라 현장에 도착했다.

4분 30초께에는 실내에 있던 시민 전원이 대피를 완료했다.

이날 훈련에는 시민 1천203명과 소방, 경찰, 롯데 직원 등 2천761명이 참석했으며, 훈련 효과를 높이기 위해 상황 발생 시간은 미리 공지되지 않았다.

평가단으로 참석한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오늘 훈련이 의미가 있는 것은 실제 상황에 가장 근접한 시나리오로 이뤄졌기 때문"이라면서 "규모도 크고 잘 된 훈련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시 시민자문단 소속인 윤명오 서울시립대 교수도 "몇 개월 전보다 상당히 안심이 된다"면서 "체계적으로 잘 됐고, 최고 수준의 훈련이었다"고 평가했다.

김종찬 롯데물산 이사는 "고객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지금껏 자체소방대를 이용해 13차례에 걸쳐 훈련을 실시해 왔다"면서 "승인이 떨어지면 영업준비에 만전을 기해 최대한 빨리 오픈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훈련에 참여한 시민 대다수가 실상 롯데 직원이거나 입주매장 관계자였던 점은 옥에 티로 지적된다.

시민들에게 배포된 방문자 표시를 목에 건 20대 여성은 훈련 참가 계기를 묻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직원인데 갑자기 오게 됐다"고 말했고, 또 다른 30대 남성도 "직원인데 개별적 인터뷰는 회사 방침상 안 된다"고 말했다.

같은 또래들과 몰려 앉아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던 20대 남성은 "하이마트 직원인데 다 같이 왔다"고 말했다.

나이대를 살펴봐도 이날 훈련에 참가한 시민 대다수는 20∼30대 남녀였고, 주부 등 주변 주민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김 이사는 이에 대해 "하이마트 등에서 채용해 인근 잠실점 등에서 현장훈련(OJT) 중인 직원 600여명 정도가 자신들이 근무하게 될 장소에 와서 대피훈련을 체험하고 싶어해 시민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라며 "오늘 시민으로 참석한 1,200여명 중 절반 정도만 직원이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23일 오전 서울 제2롯데월드에서 열린 민·관 합동 종합방재훈련에서 참가자들이 화재 대피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전 서울 제2롯데월드에서 열린 민·관 합동 종합방재훈련에서 참가자들이 화재 대피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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