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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대한민국을 위해 몸을 불사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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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대한민국을 위해 몸을 불사를 것”

입력
2016.12.21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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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왼쪽) 유엔 사무총장이 20일 한국 특파원단과의 기자회견에서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오른쪽은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
반기문(왼쪽) 유엔 사무총장이 20일 한국 특파원단과의 기자회견에서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오른쪽은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내년 1월 중순 귀국 후 국민적 지지를 확인하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반 총장은 20일 낮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단과의 퇴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보고 배운 게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몸을 불사를 것’이라고 대선 출마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시했다.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이 계속되자, “내 말을 잘 들으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새누리당 입당 등 구체적 정치 행보에 대해서는 귀국 후 상황을 보고 정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그는 또 국내에서 거론되는 ‘반기문 재단’ 설립 문제에 대해 “아직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귀국 후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 가능성에 대해 “국가원수에 대한 예의상 당연히 만나야 하는데 탄핵소추가 된 상황”이라며 “우선 황교안 권한대행을 예방해 귀국신고를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반 총장과의 일문일답.

_한국의 새누리당 일각에서 반 총장이 귀국 후 당의 분열을 수습하고 재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세계 정세가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 우리도 보조를 맞춰야 하는데, 안보와 경제 사회발전을 하려면 힘을 합쳐야 한다. 저의 그간의 경험을 국내에 들어와 활용하는 게 어떠냐는 지적을 많이 듣는다. 국민들이 ‘선정의 결핍’에 대해 분노와 좌절을 느끼고 쌓였던 적폐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상황이다. 제가 지금 앞으로 어떻게 어떤 방법을 할지 깊이 고뇌하고 생각하고 있다.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고 수단과 비전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 깊이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 서울의 정치 상황이 하루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1월 중순 귀국 후 각계 지도자 특히 국민 여러분의 의견이 중요하다. 국민들이 정치를 하는 분들에 대한 불만과 실망, 좌절을 느끼는 것 같다. (최종 출마 여부는) 국민 여러분의 진솔한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_한국에서는 반 총장이 중간지대에서 창당한다는 설이 있다. 또 반 총장을 유엔 사무총장으로 만들어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비판도 있다.

“노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배신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평생 살면서 배신이라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남의 신뢰를 얻지 않고 사무총장이 됐겠느냐. 노무현 정부 밑에서 일하기 전에 노 전 대통령과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 생면부지였다. 외교보좌관으로 발탁하시고 외교장관에 임명해 주셨다. 노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건 인격을 모독하는 것이며, 정치적 공격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봉하마을을 2011년 참배했다. 언론에는 보도가 많이 안됐지만 서울에 가는 계기나 매년 1월초 늘 권양숙 여사에게 전화를 한다.”

_중간지대 창당에 대해 말씀해달라.

“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 열 하루 남았고 대외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 어떤 계기가 되든지, 만약에 국민의 복리 민생에 대해 필요하다면 몸 사리지 않고 할 각오다. 내년에 일흔 셋이어서 쉬라고 하는 소리도 있는데, 건강이 받쳐주는 한 일할 용의가 있다.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가는 잘 모르겠다.”

_국민들의 의사가 중요하고, 어떤 일도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국민들이 원하면 출마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나.

“지금 현재 말씀 드릴 수 없는데. 잘 해석을 해서 들으면 알 것이다. 제가 보고 배운 게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몸을 불살라서 일하겠다. 어떻게든 제가 귀국 후 국민들을 만나서 의견을 들어볼 것이다.”

_사무총장 10년 임기 중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는데.

“공감한다. 취임할 때 북한을 방문해서 한반도 긴장완화 화해를 도모하고 통일로 가는 길을 마련하겠다고 결심했다. 나름 대화 채널유지하고 노력했다. 그러나 세 번에 걸친 방문기회가 북측의 일방적 취소로 무산됐다. 그런 일이 왜 일어났는지는 남북관계를 따져보면 짐작이 가능할 것이다. 북한은 나를 유엔 사무총장보다 한국의 고위직으로 더 신경 쓰는 인상이다. 지금 세계는 과학ㆍ통신의 발달로 한 세상이 되어 있다. 21세기에 오직 북한만이 핵개발ㆍ탄도미사일 개발에 많은 자원을 쓰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이제라도 더 늦기 전에 책임 있는 일원으로 활동해야 한다.”

_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만남 여부와 만난다면 어떤 충고를 줄 것인가.

“11월11일 트럼프와 통화했다. 통화는 정중하게 이뤄졌다. 기후변화 등 여러 가지 유엔의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통화에서 곧 만나자고 했으나, 아직 일정을 못 잡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난 이후에 어떤 국제 지도자도 만나지 않고 있다. 하나의 대통령 원칙의 입장을 지키려는 듯 하다. 앞으로도 측근 인사들과 단체들과 한반도 한미안보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하겠다.”

_귀국 후 재단을 설립한다는 얘기가 있다.

“아직 계획이 없다. 한국에서 나의 이름을 딴 많은 단체가 있는데, 모두 나와 상관없는 것들이다.” 뉴욕=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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