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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동네북 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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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동네북 된 트럼프

입력
2016.02.0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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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데일리뉴스가 도널드 트럼프를 ‘몰락한 광대’에 빗대어 조롱하는 기사를 쓰는 등 아이오와 패배 이후 미국 언론과 공화당 기성 정치인들의 트럼프 때리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데일리뉴스가 도널드 트럼프를 ‘몰락한 광대’에 빗대어 조롱하는 기사를 쓰는 등 아이오와 패배 이후 미국 언론과 공화당 기성 정치인들의 트럼프 때리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한동안 도널드 트럼프의 거친 언사와 공격에 쩔쩔매던 공화당 주류 정치인과 언론 등이 2일 일제히 트럼프 때리기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보수 언론까지 트럼프보다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을 추켜세우기 시작했다. 1일 아이오와 주 코커스를 통해 트럼프의 인기가 거품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영향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트럼프가 얼마나 미국인을 멍청이로 생각하고 있나’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 미국 사회에 대한 트럼프의 인식과 대선 공약이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코커스 직전 “미국인은 최고다. 그래서 백악관에 1억달러를 들여 세계 최고의 연회장을 만들겠다”고 말한 것을 수준 낮은 사고의 대표 사례로 들었다. 또 ‘부자에 대해 세금을 더 매기면서도 그들의 수입을 줄어들게 하지 않을 수 있다’, ‘미국 경제를 매년 6~7% 성장시킬 것’이라는 등 미국인의 평균 지능지수를 두 자리수로 보는 듯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는 워싱턴포스트 사주(社主)인 제프 베조스와 껄끄러운 관계에 놓이면서 워싱턴포스트 기사의 객관성에 대해 공격을 퍼부어왔다.

트럼프 대세론이 확산되면서 실체를 인정하고 공화당 대선 주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두는 모습을 보이던 월스트리트저널도 2일 기사에서는 루비오 의원의 동정에 대해 먼저 소개했다. 보수 매체의 대명사로 알려진 폭스뉴스는 “우리가 주최한 TV 토론회 불참 대가를 톡톡히 치른 것"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트럼프는 토론 진행자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며 아이오와 코커스 사흘 전 폭스뉴스 토론회를 거부했다.

젭 부시, 랜드 폴 등 트럼프의 거친 공격으로 망신을 당한 뒤부터 대적할 엄두를 내지 못하던 공화당 기성 정치인도 트럼프 때리기에 본격 돌입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침묵을 지켜오던 공화당 대선 주자들이 드디어 트럼프를 굴복시키기 위한 실력 행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뉴햄프셔 주 프라이머리 선거유세가 본격화한 이날 공화당 각 후보는 돌아가며 트럼프를 공격했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진영은 ‘트럼프는 약하고 불안정한 인물’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선거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고, 존 스누누 전 뉴햄프셔 주지사는 트럼프는 첫 사업에서 실패한 ‘패배자’라고 깎아 내렸다.

갑자기 동네북 신세가 된 트럼프는 절치부심 대세 반전을 준비 중이다. 그는 이날 첫 유세에서 “뉴햄프셔에서는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또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이오와 코커스 직전 치러진 공화당 후보 TV토론을 거부한 것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높은 여론조사 인기도에 취해 방심한 것이 패인이라고 자책하며,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마르코 루비오 의원도 “TV토론에 트럼프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 나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한 바 있다.

트럼프는 트럼프대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아이오와 코커스가 끝난 뒤 트위터를 통해 "언론이 나의 훌륭한 2위 기록을 공정하게 보도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면서 "내가 유일하게 (슈퍼팩에 의존하지 않고) 내 돈으로 선거를 치르고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 유권자들로부터 정당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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