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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마더!' 감독 "인류 어둔 면 알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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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마더!' 감독 "인류 어둔 면 알리고 싶었다"

입력
2017.10.1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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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이 1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마더!'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이 1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마더!'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 ‘블랙스완’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미국 감독 대런 애러노프스키는 신작 ‘마더!’에서 성경을 모티프로 현 인류의 문제를 꼬집는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공식 초청돼 13일 국내 언론시사회에서 베일을 벗은 영화는 반전의 연속이다. 초대하지 않은 손님들의 연이은 방문에 평화로워 보이는 부부(제니퍼 로런스ㆍ하비에르 바르뎀)의 삶엔 금이 간다. 스릴러처럼 보이지만 ‘마더!’엔 기독교적 은유가 겹겹이 쌓여 영화를 보고 나며 종교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은 착각이 든다. 한국 영화 ‘곡성’이 생각나기도 한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연출로 정평이 난 그가 옛 성경을 꺼내 묵시록 같은 영화를 만든 이유가 뭘까.

애러노프스키 감독은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총을 쏴도 괜찮다고 하는 등 사람들이 서로를 향해 끔찍한 일을 하고 있다. 신문을 봐라”며 “인류의 이 어두운 면을 (영화로) 알려 스스로를 돌아보고 빛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감독의 말처럼 ‘마더!’ 후반엔 부부의 집에서 인종과 종교 문제로 인한 테러 장면이 등장한다. 비현실적 기괴함으로 끌고 온 영화에 현 인류의 문제를 얹혀 우리가 자행하고 있는 잔혹함을 환기한다.

하버드대학에서 사회 인류학을 전공한 애러노프스키는 전작 ‘노아’에서도 성경을 활용했다. 그는 “성경은 인류의 가장 오래되고 강렬한 이야기”라며 “그 힘 있는 이야기로 인류의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답했다.

‘레퀴엠’ 등에서 환상을 통해 인간의 비극을 주로 다뤄왔던 애러노프스키는 의외로 유쾌했다. 영화 제목에 느낌표를 넣은 이유를 묻자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그는 “봉준호 감독의 ‘마더’와는 비교되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농담을 한 뒤 “이 영화의 분위기상 느낌표가 반드시 필요하다 생각했다”며 웃었다. 영화에서 로런스는 현기증이 날 때 마다 노란색 가루약을 타서 마신다. 이 설정이 지닌 함의에 대해서도 그는 “답을 할 수 없다”고 너스레를 떨며 양해를 구했다.

‘마더!’에서 눈 여겨 볼 대목은 여주인공인 로런스의 연기 변신이다. ‘엑스맨’과 ‘헝거게임’ 시리즈로 전사 이미지가 강했던 로런스는 ‘마더!’에서 불안을 이끌어 내 영화에 긴장감을 준다. ‘블랙스완’에서의 내털리 포트먼처럼 ‘마더!’에서도 로런스는 폭력적인 상황에 노출돼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감독은 비판을 받기도 한다. 작품에서 여성을 극한으로 모는 것에 대해 그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극한으로 몬다”며 “할리우드적 해피엔딩에는 관심이 없어서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영화는 19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부산=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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