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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고용 전주빵 카페 명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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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고용 전주빵 카페 명물로

입력
2014.10.0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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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일자리 창출 사업 아이템 공모해 지원

사단법인 나누는사람들이 SK이노베이션의 지원으로 지난 7월 전주빵을 판매하는 '전주빵카페' 문을 열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사단법인 나누는사람들이 SK이노베이션의 지원으로 지난 7월 전주빵을 판매하는 '전주빵카페' 문을 열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올 7월 개소식을 가졌던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시청 인근에 위치한 ‘전주빵 카페’가 지역 어르신 일자리 창출과 시민들의 행복한 쉼터로 거듭나고 있다.

전주빵은 전주를 상징하는 비빔밥 재료를 활용해 만든 빵으로 쌀가루, 쇠고기, 당근, 콩나물, 고사리 등을 넣어 자체 개발한 지역 명물 후보다. 전주빵 카페에는 전주빵을 필두로 단팥빵ㆍ완두빵ㆍ호두파이 등 8종류의 빵 류와 커피와 차도 판매 중인데, 문 연지 두 달 밖에 안됐는데도 소문을 타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전주빵은 담백하고 달지 않아 식사 대용으로 제격이라 대량주문을 자주 받는다. 그러나 손이 아주 많이 가는 귀한 빵인지라 10개 이상의 주문을 원할 경우엔 전날 예약이 필요하다. 전주빵은 16개에 1만원, 호두파이는 4,000원, 나머지는 보통 900원의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전주빵 카페의 직원 8명은 모두 금암복지관에서 5~6개월 제빵 기술을 배운 60대 노인들이다. 이들은 1년 매출 3억6,000만원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노인들은 평일 오전9시~오후2시까지 일하고, 나머지 영업 시간(~오후7시)은 관리직 2명이 운영을 맡는다. 노인들의 체력 등을 감안해 주말에는 문을 닫는다. 그러나 ‘시민들과 가까워지고 싶다’는 어르신들 뜻에 따라 한옥마을 전주향교 앞에서 전주빵 판매장을 주말에 만날 수 있다. 노인들은 시급으로 계산해 월 50여만원 가량을 받고 있다.

4년 전 대기업을 퇴직하고 빵 만들기 재미에 흠뻑 빠져있는 김모(64)씨는 “제2의 인생을 사는 기분이 너무 좋다”며 “특히 집에서 쉴 때는 무기력하고 근심 걱정이 많았는데 일을 시작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니까 건강에도 좋고 자녀들에게 손 안벌리고 손자, 손녀에게 용돈도 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인모(70)씨는 “서울에서 온 손님이 우리가 만든 빵 맛의 매력에 빠져서 다시 찾았다는 얘기를 듣고 뿌듯했다”며 “손님들이 맛있게 잘 드시고 가는 모습만 봐도 참 행복하다”고 했다.

전주빵 사업은 2012년 4월 사단법인 ‘나누는사람들’이 보건복지부 고령자친화기업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첫 발을 디뎠다. 여기에 지난해 9월 SK이노베이션의 사회적 경제 지원사업에 뽑히며 사업화는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사회문제로 떠오른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노인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사회적경제 모델을 주제로 지난해 5월 국내기업 최초로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사회적 협동조합 등의 사업 아이템을 발굴ㆍ지원하는 ‘사회적경제 공모행사’를 열었다.

총 65개의 아이디어 중 나누는사람들, 여민동락노인복지센터(건조 농특산물 생산ㆍ판매), 대구수성시니어클럽과 종로시니어클럽(이상 고령자 중심 택배 서비스) 등 4개 기관의 아이디어가 지원 대상으로 최종 뽑혔다.

SK이노베이션은 이들 4개 기관이 제안한 사업에 1년간 총 6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및 한국시니어클럽협회 등의 전문가 그룹과 협력해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했다.

올해도 사회적기업들이 스스로 힘으로 운영이 가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동시에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 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월 공모행사를 거쳐 7월에는 분당시니어클럽(세탁소), 성남시니어클럽(전통떡집), 대덕시니어클럽(블루베리 농장 및 효소 생산), 청원시니어클럽(배달도시락) 등 총 4개의 사업 아이디어를 선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1년 동안 이들 4개 기관에 6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경제 설립ㆍ전환을 목표로 맞춤형 컨설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1,2차 년도에 선정된 총 8개 기관에 대해 지원이 끝난 이후에도 컨설팅 및 교육을 지원하며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2011년에는 SK이노베이션이 기획부터 설립, 운영의 모든 과정을 직접 챙기는 사회적기업 ‘행복한 농원’을 세웠다. 행복한 농원은 초화류ㆍ관목류 재배 및 판매와 실내 화분관리, 꽃배달서비스를 주업으로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및 현장 체험 학습, 원예치료 등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구축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발걸음은 국내를 넘어 지구 반대편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2012년에 이어 지난해 7월 페루에서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한 글로벌 사회적기업인 농촌진흥센터 ‘야차이와시(Yachaywasi)’ 2호점을 열었다. 민간기업, 정부, 대학, NGO가 결합한 새로운 모델로 현지 언론과 정부, 학계의 주목을 받은 야차이와시는 SK이노베이션이 2009년부터 진행한 농촌개발 프로그램을 사회적기업 형태로 진화시킨 것으로, 농촌 빈민가구가 성공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마을 자립형 사회적기업이다.

차명관 사회공헌팀장은 “지속 가능한 SK식 사회공헌의 이노베이션을 이끌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다양하고 실험적 행보를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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