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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대차 노조, 파업 재개할 명분도 실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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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대차 노조, 파업 재개할 명분도 실리도 없다

입력
2016.10.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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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자동차 국내 판매와 수출이 동시에 줄고 있다. 국내 판매 하락은 한시적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이 주요인이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달 내수시장 판매 대수(11만1,159대)는 전년 대비 13.2%나 감소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의 하락 폭이 컸다. 현대차는 지난달 전년 대비 20.2% 줄어든 4만1,548대, 기아차는 전년 대비 14.9% 줄어든 8,3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9월 자동차 수출 물량도 현저히 줄었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해 현대차(-20.9%) 기아차(-19.5%) 한국GM(-11.6%) 르노삼성(-72.1%)의 수출량이 일제히 급감했다. 이미 세계 5위를 자랑하던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량은 올해 7월 6위로 내려앉았다. 생산 대수가 225만여대로 인도(257만여 대)에 뒤졌다.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이던 수출도 올 8월 169만여대로 멕시코(181만여 대)에 밀렸다. 자동차 강국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자동차는 생산ㆍ고용ㆍ수출 분야에서 우리 제조업의 10% 이상씩을 차지하는 주력 산업이다. 특히 경제 전 분야의 생산유발 효과가 크다. 2만여개의 각종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ㆍ소재산업은 물론이고 철강 등 금속과 전자산업 등에도 파급효과를 미친다. 그래서 부품, 하청업체 등이 현대차 노조의 파업 철회에 목을 매는 것이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이 현대차 불매운동을 검토하겠다고 하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5일 현대차 노조에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이 모두 그 때문이다.

11일까지 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실무교섭에 집중하기로 한 현대차 노조의 4일 결정이 그래서 반갑다. 회사 측이 노조와의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지만, 작은 이견을 이유로 현대차 노조가 다시 파업에 들어가서는 안 될 일이다. 조합원의 평균 연봉이 1억원에 가까운 현대차 노조가 청년 실업자와 중소기업ㆍ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어려운 처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제 몫 키우기’에 급급한 모습은 볼썽사납다. 그것이 결국 ‘도끼로 제 발등 찍기’임을 왜 모르는지 답답하다. 노조의 잦은 파업과 고임금을 피해 지난 20년간 해외 공장 증설은 잇따랐지만, 국내 자동차 설비는 거의 늘지 않았다. 양질의 일자리 부족에 노조의 책임이 없다고 말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현대차 노조가 큰 눈으로 세계 경제 침체 상황과 싸늘한 여론을 살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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