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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의 요지 익산, 동북아 식품산업 메카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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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의 요지 익산, 동북아 식품산업 메카 꿈꾼다

입력
2014.11.1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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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16년까지 5535억 투자… 산업단지·연구단지 등 조성 계획

국내외 유명 식품硏·기업 유치 등 산업단지 분양 순조로운 출발

전북 익산시 왕궁면 일대에 조성 중인 익산국가식품클러스터 현장에서 중장비들이 굉음을 울리며 터 닦기 공사를 벌이고 있다. LH전북본부 제공.
전북 익산시 왕궁면 일대에 조성 중인 익산국가식품클러스터 현장에서 중장비들이 굉음을 울리며 터 닦기 공사를 벌이고 있다. LH전북본부 제공.

동북아 식품 허브를 목표로 전북 익산에 조성하는 국가식품클러스터 ‘푸드폴리스(FOODPOLIS)’가 오는 24일 기공식을 갖는다.

세계 식품산업이 인구증가와 소득증대에 따라 미래의 유망산업으로 떠오르자 정부가 네덜란드 ‘푸드밸리’를 벤치마킹, 2010년부터 조성한 대규모 프로젝트다. 실제 세계 식품시장의 규모는 4조 달러로 반도체 산업의 1.5배, 자동차 시장의 3배 규모가 될 만큼 거대산업으로 성장했다.

정부는 이곳을 세계 3대 식품클러스터인 네덜란드 ‘푸드밸리’, 덴마크와 스웨덴이 공동 운영하는 ‘외레순 클러스터’, 이탈리아‘에밀리아로마나 클러스터’를 뛰어넘는 식품산업 메카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글로벌 식품시장의 신(新)중심’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국가식품클러스터 1단계 사업으로 2016년 말까지 익산시 왕궁면 일대에 5,535억원(국비 1,357억원, 지방비 607억원, 민자 3,571억원)을 투자, 232만㎡ 규모의 산업단지와 연구단지, 주거기능을 갖춘 ‘한국형 식품산업문화도시’를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산업단지 조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가식품클러스터 인근에 한옥마을, 식품문화복합도시, 교육시설 등 배후복합도시(126만㎡) 건설도 추진된다. 앞으로 기업유치와 사업의 진행 속도를 지켜보면서 2단계 302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농식품부가 1단계 사업에 속도전을 펼치자 산업단지 조성공사를 맡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도 7월까지 편입토지를 수용했고, 그 동안 투자협약을 마친 101개(국내 52개, 해외 49개) 기업과 연구소를 대상으로 올 연말부터 부지 분양을 본격 시작한다.

무엇보다 CJ제일제당, 샘표식품, 하림 등 국내 대표 식품기업뿐 아니라 네덜란드 니조연구소와 중국 칭다오식품, 일본 자룩스 등 외국의 유명 식품연구소와 기업들이 입주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 현재 개발 중인 산업단지 분양 면적을 웃도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국가식품클러스터가 2017년 기업입주를 완료하고 본격 가동되는 2020년에는 연간 매출액 15조원, 수출 30억달러, 2만2,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식품전문산업단지는 ▦산업시설 ▦식품 R&D ▦기업지원시설 ▦테마파크 ▦이주단지 5개 권역으로 구성된다. 기업의 연구ㆍ제조ㆍ유통 등 생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지원시설에는 3대 연구시설(품질안전센터, 식품기능성평가지원센터, 패키징센터)과 생산지원시설(파일럿플랜트, 임대형 공장)을 조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외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 기능성 식품개발 및 육성, 식품수출 거점기지화, 식품고부가 상품화 R&D지원 등 10대 소프트웨어를 기본 골격으로 기업들이 편리하게 연구와 수출활동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이뿐만 아니다. 익산국가식품클러스터는 세계 4대 식품클러스터가 미국과 유럽에 자리해 상대적으로 동북아시아의 핵심 식품산업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시간적 공간적 조건을 충족하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익산은 환황해권으로 진출할 수 있는 지리적 여건과 함께 수출에 유리한 교통여건을 가지고 있다. 일본과 중국을 비롯해 비행거리 2시간 이내에 인구 100만 도시가 무려 60여 개나 있다.

한웅재 익산부시장은 “익산은 호남의 관문으로 철도와 도로 등 교통 중심지이며 중국과 가까워 수출지향형 식품클러스터 조성에 최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면서 “국가식품클러스터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식품산업의 중심지로 국내 식품산업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 후 일본 식품기업들이 주춤거리고 있고, 중국 시장의 팽창과 중국인들의 자국식품에 대한 불신까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한국 식품기업으로서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게다가 세계 인구는 2013년 71억에서 2025년엔 81억명, 식품시장은 2020년 6.4조 달러로 증가하고, 중국의 경제발전으로 세계 식품시장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 아시아 식품시장이 2020년에는 세계시장의 4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우리 기업에게는 호기라는 분석이다.

이는 선진국들도 식품산업을 신성장산업으로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아시아 국가들도 소득 수준향상과 고령인구 증가에 따라 웰빙과 다이어트, 건강관련식품 등 새로운 식품시장도 창출된 것으로 보인다. 태국 정부도 지난해 6월 치앙마이 등 3곳을 태국 푸드밸리 후보로 지정했다.

지난 9월 30일 익산국가식품클러스터 ‘100호 투자양해각서 체결식’이 송하진(왼쪽에서 두 번째)전북지사와 박경철 익산시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렸다.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 제공.
지난 9월 30일 익산국가식품클러스터 ‘100호 투자양해각서 체결식’이 송하진(왼쪽에서 두 번째)전북지사와 박경철 익산시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렸다.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 제공.

식품산업 전문가들에 따르면 세계 식품산업 강국들은 식품산업의 글로벌화와 지역 농어업을 융복합한 지역기반 식품산업의 발전을 추구하는 한편 연구기능과 산업화, 수출지향 중심으로 연구기관, 대학, 기업의 네트워크 구축과 공동협력체계를 강화해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다국적 글로벌 기업들도 R&D 투자와 유통 네트워크, 브랜드 파워 등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는 추세다.

전북도 이후천 농식품산업과장은“세계 식품시장은 2010년 기준으로 아시아ㆍ태평양(36%), 유럽연합(31%), 북남미(23%)가 3등분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15억 인구를 가진 동북아 시장의 중심에 위한 지리적 이점과 주변국가와의 식문화 유사성을 활용하면 식품강국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 식품시장의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은 하고 있지만 외형상 규모에 비해 산업구조가 취약하고 질적인 성장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주요 교역국과의 FTA확대로 인한 개방화로 인해 농식품의 해외 의존이 심화되면서 국내 농업 생산 역시 상대적으로 정체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대비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익산=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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