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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톡톡’ 북카페, ‘트렌드 리더’가 되다

입력
2016.10.1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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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주말 오후, 책에 파묻혀 한없이 게으르고 싶은데 적막한 도서관은 따분하다. 북카페는 그런 당신을 위한 공간이다. 바쁜 일상에서 자투리 여유라도 찾으려는 이들이 늘면서 북카페도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책장과 음료, 테이블과 조용한 분위기가 북카페의 전형이지만 형식과 내용은 카페 숫자만큼 다양하다. 인테리어와 운영방식도 고객의 취향에 맞춰 계속 세분화되는 추세다. 이용자 입장에선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독특한 콘셉트를 내세운 4곳의 북카페를 찾아가 보았다.

만화 마니아들에게 매혹적인 ‘놀숲’ 인테리어
만화 마니아들에게 매혹적인 ‘놀숲’ 인테리어

팟캐스트 녹음 현장, ‘이동진의 빨간책방’

“1부를 듣다 말고 책을 사서 다 읽은 후 다시 들으러 왔어요.”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 청취자들의 말이다. 인기몰이 중인 이 방송은 서울 합정역 6번 출구에 있는 같은 이름의 북카페에서 녹음한다.

곳곳에 평론가 이동진이 추천하는 책들을 진열하고 있다. 2층과 3층의 책들은 자유롭게 가져다 볼 수 있고, 1층에서는 신간을 구입할 수 있다. 출판사 위즈덤하우스와 공동으로 운영하지만 한 달씩 돌아가며 다른 출판사의 컬렉션도 진행한다.

녹음 스튜디오와 방청 테이블이 함께 있는 3층
녹음 스튜디오와 방청 테이블이 함께 있는 3층
판매용 도서가 진열된 1층
판매용 도서가 진열된 1층
독서나 조용한 개인작업 공간으로 이용되는 2층
독서나 조용한 개인작업 공간으로 이용되는 2층

이곳의 매력은 역시 녹음 스튜디오. 3층 스튜디오에서 한 달에 두 차례 녹음이 진행되고 대관도 가능하다. 녹음 일정은 유동적이다. 페이스북 ‘이동진의 빨간책방’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방송의 인기만큼이나 녹음 시간에는 매우 북적거린다. 조용히 책만 읽고 싶다면 그 시간은 피하는 것이 좋다.

스튜디오를 찾는 청취자 외에도 평일엔 독서와 공부를 위해, 주말엔 편안한 분위기의 데이트를 위해 찾는 이들도 많다. 대학원 입학을 준비 중인 허은영(27)씨는 지하철역에서 다소 멀기 때문에 그리 붐비지 않는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았다. 가벼운 대화도 가능해 개인적인 공부는 물론 그룹스터디 장소로도 이용하고 있다.

조용하지 않아도 괜찮아, ‘카페꼼마 2페이지’

홍대입구역 3번 출구 바로 앞, 경의선 숲길 초입에 위치한 ‘카페꼼마 2페이지’는 출판사 문학동네가 만든 북카페다. 문학동네에서 출판한 책들만 진열해 놓았는데도 그 양이 방대하다.

얼핏 보면 북카페 같지 않다. 야외에 놓인 몇 개의 테이블에는 항상 손님들로 떠들썩하고, 내부로 들어서도 조용한 느낌은 아니다. 장으뜸 대표(36)는 의도적으로 고요하지 않은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고 답했다. 애서가(愛書家)뿐만 아니라 누구나 편하게 들어와 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출판사 문학동네가 운영 중인 ‘카페꼼마 2페이지’, 회전식 책장 너머 안쪽은 독서를 위한 조용한 공간이다.
출판사 문학동네가 운영 중인 ‘카페꼼마 2페이지’, 회전식 책장 너머 안쪽은 독서를 위한 조용한 공간이다.

이 곳의 핵심은 인테리어다. 2년 전 비어있는 옆 가게까지 카페를 확장하면서 회전식 책장을 활용해 공간을 구분했다. 외국의 큰 도서관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내부 분위기 때문에 초기에는 책장 앞이나 사다리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는 손님들이 많았다고 한다. 실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카페꼼마’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책장을 소재로 한 사진이 절반이다.

그렇다고 시끄럽기만 한 것은 아니다. 메인 홀은 장 대표의 의도대로 적당한 소음과 함께 담소를 나누기 좋은 공간이 되었지만, 책장으로 구분된 안쪽 공간은 쥐 죽은 듯 고요하다. 그의 의도와 달리 집중도 높은 공부를 하기 위한 손님들이 자율적으로 조성했다고 한다.

전문가도 초보자도 OK, 아트북 카페 ‘타셴(TASCHEN)’

고르곤졸라 피자와 맥주를 마시는 곳이 북카페라고? 얼핏 와인이나 맥주를 마시는 레스토랑으로 보인다. 대학로에 위치한 아트북 카페 ‘타셴(TASCHEN)’ 은 독일 아트북 출판사 ‘타셴’의 책들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곳이다.

평소 아트북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 평일 낮에는 미술과 건축, 디자인과 큐레이션 등에 관심 있는 이들이 많지만, 저녁이나 주말이 되면 좋은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찾는 사람들도 많다.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1층의 아트북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1층의 아트북
독서와 식사를 위한 1층 테이블
독서와 식사를 위한 1층 테이블

1층 라운지에서는 피자나 파스타, 와인과 맥주 등 식사와 음료를 즐기면서 진열된 아트북을 읽을 수 있다. 전문지식이 없는 입문자들을 위해 가벼운 책들도 갖췄다. 크지 않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분위기이니 맛있는 음식과 함께 아트북을 놓고 대화하기에 좋다.

2층은 판매점이다. 유명작가의 작업 과정이나 결과물이 담긴 아트북을 구매할 수 있다. 수십 만원부터 수백 만원까지 작가와 작품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수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예약 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책은 1층에 견본을 진열하고 있다.

칙칙한 만화방은 그만, 카툰 앤 북카페 ‘놀숲’

만화책을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천국이다. 흔하면서도 새로운 곳, ‘카툰 앤 북카페’를 표방하는 ‘놀숲’은 작년 안산중앙점을 시작으로 1년이 채 되지 않아 100호 점을 넘겼다. 과거 만화방이라 하면 칙칙한 분위기와 과자부스러기가 떠올랐지만, ‘놀숲’은 이런 부정적 인상을 탈피한 새로운 형태의 만화카페이다.

앉거나 눕거나…깔끔하고 안락한 내 맘대로 공간
앉거나 눕거나…깔끔하고 안락한 내 맘대로 공간
도서관이나 서점이 떠오를 정도로 큰 책장
도서관이나 서점이 떠오를 정도로 큰 책장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는 테이블도 마련돼 있다.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는 테이블도 마련돼 있다.

서울 대학로점의 한 점원은 이곳의 매력으로 깔끔한 방에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테이블에 앉아서 보는 북카페보다 편하고, 뒹굴 수 있는 공간이 기존 만화카페보다 깔끔하고 고급스럽다는 것이다.

‘놀숲’은 단순한 만화카페를 넘어선다. 다른 장르의 책을 구비한 것은 물론, 지점에 따라 보드게임이나 종이접기, VR까지 즐길 수 있다.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는 실내에서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10대 커플부터 홀로 영화를 즐기거나 독서를 하는 이들, 가족단위 손님까지 다양한 층의 욕구에 맞추고 있다.

요금은 시간에 따라 부과된다. 2시간 이용에 음료 포함 6,500원이며 할인가는 4,500원 수준이다. 각종 소셜커머스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권을 살 수 있다.

민준호 인턴기자(서울대 사회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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