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호 기자

등록 : 2018.05.02 04:40

심상찮은 전세시장... '집값 하락 모멘텀' 경고음

등록 : 2018.05.02 04:40

양도세 중과ㆍ대출규제 강화 이후

강남 전세 거래지수 11로 뚝

가격 하락세도 전국적 확대

“전세가는 매매가의 선행지표”

공시가격 급등에 보유세 타격까지

내년초 집값 고점 찍고 하락 전망

지난 달 18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계업소 밀집지역에 전세와 급매를 내놓았지만 팔리지 않은 아파트 매물들이 다닥다닥 붙여있다. 뉴스1

부동산 시장에서 집값의 선행지표로 해석되는 전세 가격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경기 남부권신규 물량 폭증으로 인한 국지적인 전세가격 하락으로 치부하기에는 하락의 범위가 넓고 지속적인데다 변동 폭도 크기 때문이다. 구체적 시점은 다소 엇갈리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주택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되는 모멘텀(추세변환점)이 가까워졌다고 경고하기 시작했다.

1일 한국감정원과 KB국민은행 리브온 등에 따르면 최근 전세시장의 매매 움직임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특히 시장의 매물이 줄면 가격은 오르는 게 기본 원리인데, 현 전세 시장은 거래와 매물이 줄면서 가격도 동시에 떨어지고 있다. 전세 거래 움직임의 변곡점은 양도소득세 중과와 대출 규제 강화가 현실화된 4월이었다. 1월 24.8, 3월 22.6 등 20을 상회하던 전세거래지수가 4월 들어 12.4(23일)까지 하락했다. 전세거래지수는 전세 계약의 활발함을 나타내는 지표로, 0에 가까울수록 전세 거래가 한산함을 뜻한다.

더구나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서울은 전세 거래가 전국 평균보다 훨씬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월 31.9, 3월 27.6을 찍었던 서울 전세거래지수는 4월 들어 11.9까지 떨어졌다. 낙폭은 경기 남부권 신규 아파트 공급의 직접적 영향을 받은 강남권이 더 컸다. 강남권 전세거래지수는 1월 34.5에서 지난 달 23일에는 11.0으로, 3분의1 토막이 났다.

전세가격 하락세도 굳어지는 분위기다. 전국 전세가격 변동률은 지난달 16일 -0.09%에서 23일에는 -0.11%로 더 떨어졌다. 낙폭 역시 지방보다 서울, 특히 강남이 컸다. 같은 기간 서울은 -0.07%에서 -0.12%로 떨어졌는데, 강남권이 -0.09%에서 -0.21%로 하락세를 주도했다. 서울은 이미 전세가격 하락이 10주 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수도권 신규 택지지구 입주로 강남권 전세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송파 헬리오시티(옛 가락시영) 9,500여 가구 등 연말까지 예정된 대규모 입주 물량이 강남4구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면서 하락폭이 확대되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전세 매매가 줄고 가격 하락이 장기화하면서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올해 말과 내년 초엔 주택 매매가격도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영훈 ‘붇옹산의 부동산 스터디’ 카페 대표는 “1995년 이후 전세가격과 매매가격 간의 상관 관계가 뚜렷해졌고 2000년부터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선행지표가 돼 왔다”며 “전세 변동은 13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매매가격 변동으로 이어지고 있어 내년 초에는 매매 가격이 고점을 찍고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성호 전 IBK 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연말 부동산 시장이 ‘거래 감소-시세 상승’ 사이클을 탔고, 이제 ‘거래 감소-시세 하락’ 사이클에 들어갔다”며 “지금은 주택 시세 상승의 끝자락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공시가격 급등으로 서울 강남권 주요 아파트 집주인의 경우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지난해에 비해 50% 가까이 더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집값 하락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작년 공시가격이 8억800만원이었던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84.8㎡는 올해는 10억원을 훌쩍 넘기면서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됐다. 지난해엔 224만9,760원의 재산세만 내면 됐지만 올해는 재산세 292만4,688원과 종부세 24만7,603원 등 총 317만원의 보유세를 내야 한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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