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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셰필드대에 세워진 ‘대장군과 여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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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셰필드대에 세워진 ‘대장군과 여장군’

입력
2019.03.19 16:29
수정
2019.03.19 18:08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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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과ㆍ한국문화원 등이 주도

김진식 조각가 10일 제막식 가져

김진식 장승 조각가가 지난 10일 영국 셰필드대학에서 열린 ‘한국의 날’ 행사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김진식 조작가 제공
김진식 장승 조각가가 지난 10일 영국 셰필드대학에서 열린 ‘한국의 날’ 행사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김진식 조작가 제공

“영국 셰필드대학과 이 대학 한국학과에 인연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장승을 보고 행복하길 바랍니다.”

31년째 장승을 만들고 있는 경북 영주의 김진식(52) 장승조각가가 지난 10일 영국 사우스요크셔주 셰필드대에서 ‘셰필드대장군’과 ‘셰필드여장군’ 2개의 장승을 직접 깎아 교정에 세웠다.

이 대학 영어 어학원 리처드 심슨 원장은 “작년에 제주도에 갔을 때 본 장승과 비슷한 작품을 김 조각가가 대학 교정 한가운데에 세워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며 “셰필드대학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을 더 높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조각가가 셰필드대학에 장승을 세운 10일은 이 대학 한국학과의 ‘한국의 날’이었다. 이 대학 교환교수로 있는 영주 동양대 황종규 교수와 한국학과 조숙연 교수가 기획하고 동아시아학과 휴고 돕슨 학과장, 주영한국문화원도 발 벗고 나서면서 장승은 탄생했다.

대학 측은 학교 기숙사 뒤에 심어진 80년생 오크나무를 장승 재료로 기꺼이 제공했다. 우리나라 참나무보다 더 단단해 작업하는데 애를 먹었다.

김진식 조각가가 영국 셰필드대학교 캠퍼스에 세운 장승. 김진식 조각가 제공
김진식 조각가가 영국 셰필드대학교 캠퍼스에 세운 장승. 김진식 조각가 제공

이 대학 조경학부에서 나무를 관리하는 50대 초반의 앨런 핸더슨 씨는 “작가가 장승을 깎는 모습을 보는 것이 아주 흥미로웠다. 특히 글씨를 쓸 때 심호흡을 하고 집중하는 작가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조각가는 “이 대학에는 중국학과와 일본학과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한국적인 멋이 풍길 수 있도록 기교와 장식을 배제하고 담백하게 제작했다”고 말했다.

김진식 조각가가 영국 셰필드대학교에서 장승을 깎고 있다. 김 작가 제공
김진식 조각가가 영국 셰필드대학교에서 장승을 깎고 있다. 김 작가 제공

김 조각가는 “한복을 입은 나와 눈이 마주치는 모든 외국인들이 미소를 보냈다. 한국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월감을 느낄 정도로 행복했다”고 말했다.

김 조각가는 영남대 조소과에 다니던 1988년 장승을 처음 깎았으며, 죽령장승보존회장, 영주 전국장승축제조직위원장, 청양 장승문화축제 초대작가 겸 자문위원, 함양 장승축제 초대작가 등 장승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영주=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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