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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박근혜 번역기, 조롱보다 소통 염원 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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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박근혜 번역기, 조롱보다 소통 염원 담았죠

입력
2015.06.1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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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 2주 만에 구독자 4만명 육박… 김지명씨 "악플ㆍ협박 없어 신기해"

페이스북 '박근혜 번역기' 페이지 갈무리.
페이스북 '박근혜 번역기' 페이지 갈무리.

“목숨 두 개임?”“오늘만 사시나요?”

최근 누리꾼들로부터 이 같은 댓글을 수도 없이 받는 이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강 건너 불구경하듯’ 말하는 ‘유체이탈화법’과 문법에 맞지 않는 발언들을 ‘번역’하겠다고 나선 김지명(31)씨다.

김씨는 지난 5일 페이스북에 ‘박근혜 번역기’페이지를 개설했다. 이 페이지는 개설 이후 구독자가 매일 1,000명씩 늘며 18일 현재까지 3만 8,000여명을 기록하고 있다. 화제를 몰고 있다 보니 ‘권력’의 미움을 사지 않을까 하는 애정 어린 우려까지 나오는 것이다. 김씨는 그러나 “구독해주시는 분들의 걱정과 달리 아직까지 ‘악플’이나 ‘협박성 메시지’는 단 한 건도 없었다”며 “뜨거운 반응만큼이나 이 또한 예상치 못한 부분이라 신기할 따름”이라고 했다.

‘박근혜 번역기’ 개설은 페이스북에서 한 지인이 대통령의 ‘알쏭달쏭’한 발언을 게재하면서 ‘누가 번역 좀 해달라’고 했던 게 계기였다. 김씨가 재미 삼아 이를 박 대통령이라도 된 듯 ‘빙의’해 바꿔 댓글을 달자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났다. 그러고 바로 ‘박근혜 번역기’페이지를 개설했다. 온라인 마케팅이 본업, 팟캐스트 ‘내가 복음이다’ PD 겸 진행이 부업인 김씨는 “평소 재미있다 싶으면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데 거침없는 편이라 이번에도 바로 실행에 옮겼다”고 말했다.

번역기는 박 대통령의 ‘유체이탈화법’을 자신의 책임이라는 의미로 바꾸거나 비문을 올바른 문장으로 고쳐준다. 혼자서 운영하다 보니 게시 콘텐츠는 하루 한두 개 정도이지만 올릴 때마다 반응이 대단하다. “사람들이 얼마나 소통의 필요성을 느끼고 답답했으면 이런 것에 관심을 줄까 싶은 생각이 들죠. 재미로 시작한 일인데 점점 안타까운 마음도 들어요.”

김씨가 페이지 운영에서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이런 작업을 ‘조롱’과 ‘비아냥’으로 보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김씨는 거듭 “박 대통령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과 조롱으로 비치지 않길 바란다”면서 “‘조금 만 더 잘’국민의 말에 귀 기울여달라는 염원을 담은 페이지로 받아들여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독자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박 대통령을 향한 심한 욕설 댓글은 자제해주었으면 합니다. 욕도 계속 보니 스트레스더라고요. 대신 재치 있는 풍자나 해학 담긴 글을 달아주시면 제 정신건강에 아주 도움될 것 같아요.” 박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 “이미 정해놨습니다. ‘바꾸네 번역기’로 이름을 바꿀 겁니다. 말 바꾸기 잘 하는 정치인 발언 번역기죠.”

김새미나 인턴기자 saemi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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