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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국방 "7월 31일 언론 통해 알았다" … 보고체계도 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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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국방 "7월 31일 언론 통해 알았다" … 보고체계도 엉망

입력
2014.08.04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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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인지 시점 언제냐" 추궁에 韓 국방 "취임 이후 보고 못 받아"

윤 일병 전입 후 한 차례 포대장 면담… 안일한 사병관리 실태도 드러나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4일 국회 국방위 긴급현안질의에 참석해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이 인사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4일 국회 국방위 긴급현안질의에 참석해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이 인사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여야는 4일 국회 국방위원회와 법사위원회를 잇따라 열어 상상을 초월하는 선임병들의 폭행과 가혹행위로 사망한 윤모 일병 사건에 대해 군 수뇌부 책임론을 제기하며 질타를 쏟아냈다. 특히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이번 사건을 지난달 31일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여야 의원들로부터 부실한 보고체계를 지적받았다.

국방장관, 언론보도로 사건 인지

여야 의원들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한 장관을 상대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시점을 집중 추궁했다. 이에 6월 30일 취임한 한 장관은 “(취임 이후)보고 받은 것은 없고 인지한 것은 7월 31일”이라고 답했다. 그는 정확한 보고시점을 거듭 확인 받자 결국 “보고로 안 게 아니라 7월31일 언론보도와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을 보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인지했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군당국의 부실한 보고체계를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새누리당 노철래 의원은 “국방장관이 취임했는데 예하부대의 살인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지 않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하지만 한 장관은 “해당 사건을 처리하는 부대에서 자기들 나름대로 조사를 엄중하게 처리하고 진행한다고 생각한 거 같다”고 보고를 누락한 지휘계통을 두둔해 눈총을 샀다. 이에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에게 보고 누락 이유를 따져 물은 뒤 한 장관으로부터 “잘못된 일이며 책임을 묻겠다”는 답변을 끌어냈다.

상해치사 혐의 기소… 은폐 의혹 제기

여야는 군검찰이 가해자들을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한 것을 두고 축소ㆍ은폐 의혹도 집중 제기했다. 법사위 소속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다면 기소단계부터 살인죄가 충분히 검토됐어야 한다”면서 “안일하게 상해치사죄만 적용한 것에 대해 인권문제를 바로는 군 당국의 시각이 이 정도라고 비판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의원은 “공소장을 살인 혐의로 변경할 필요가 있고, 수사와 재판 관할도 해당 부대인 28사단에서 상급부대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방위 소속 새정치연합 문재인 의원도 “이번 사건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하기에 충분하다”면서 “살인죄를 공소사실로 기소하고 (군 검찰은)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 일부 의원들은 윤 일병이 반복적으로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군 검찰이 기소 대상으로 삼지 않은 데 대해서도 축소ㆍ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군 수뇌부 책임져야”… 여야 한 목소리

일선 지휘관은 물론 군 수뇌부도 책임져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국방위 소속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은 “과거부터 대물림 한 가혹행위였다면 그 사람들을 찾아서, 또 그때 지휘관을 찾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성찬 의원도 “이번 사건은 군대판 세월호 참사”라며 “지휘부가 사건을 은폐하지 않았다면 직무를 유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전해철 의원은 “이 정도의 구조적인 폭행이면 계급의 높고 낮음을 따지지 말고 해당부대 지휘관들을 입건해서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 필요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군 당국의 안일한 사병관리 실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윤 일병은 전입 당일인 2월 18일 단 한 차례만 본부포대장과 면담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작 가혹행위와 폭행이 한달 넘게 진행되는 동안 아무런 보호조치가 없었던 셈이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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