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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낳은 '계란 파동' 1년 이상 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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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낳은 '계란 파동' 1년 이상 갈 수도 있다

입력
2016.12.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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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큰 산란계 농가 일시이동중지

공급 30~40% 줄어 계란값 급등

산란계 10%ㆍ산란종계 35% 살처분

생산기반 회복에 최소 6개월

AI 가금류 총 1444만마리 살처분

28일 최단기간 내 최대 피해

무서운 기세로 확산 중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여파로 최근 계란값이 연일 급등하고 있다. AI 확산을 막기 위한 살처분 조치에 이미 전체 산란계(달걀을 낳는 닭)의 10%, 산란종계(산란계를 낳는 닭)의 35%가 사라졌다. 달걀 공급기반 자체가 무너진 수준이어서 전국적인 계란파동이 길게는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1일만 해도 특란 30개 기준 계란값 소매가격이 5,603원이었지만 13일(6,023원) 6,000원대를 넘어서 이날은 6,072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계란값은 지난달(5,663원)보다 7%, 작년 이맘때(5,228원)보다는 16%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는 이번 AI로 특히 산란계 농가가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날까지 AI 양성판정을 받은 전국 141개 가금류 농가 중 3분의 1에 달하는 42곳이 산란계 농가다. 지금까지 살처분된 산란계(약 754만마리)는 전국 사육규모의 9.8%에 달한다. 산란종계는 한층 타격이 컸다. 살처분 마릿수(약 36만마리)가 전국 사육규모의 35.4%나 된다.

이처럼 산란계 농가 피해가 유독 컸던 건, 다른 축종에 비해 농장 내 시설에 차량이 훨씬 빈번하게 드나들었기 때문이다. 산란계 농가의 출입차량 빈도는 통상 1일 6회(50만수 사육 기준)로, 3일에 1번 꼴인 육계보다 훨씬 잦다. 방역당국은 여기에 계란을 옮겨 실을 때 방역복을 착용하지 않는 등 미흡한 현장 방역도 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최근 급등세인 계란 값엔 방역강화 차원에서 지난달 28일부터 실시된 식용란 운반차량의 1일 1농장 방문 조치와 세 차례에 걸친 일시이동중지(스탠드스틸) 명령도 영향을 끼쳤다. 계란을 생산해도 공급경로가 제한돼 달걀을 수요만큼 납품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농장방문 제한과 스탠드스틸로 계란 공급물량이 전보다 30~40% 줄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계란 값 상승 추세가 최소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까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당장은 스탠드스틸 같은 유통경로 차단이 가격을 높이겠지만, 장기적으로도 산란계와 산란종계 농가 피해로 인한 근본적인 달걀 공급부족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미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지난주 계란값을 5% 인상했고, 다음주까지 달걀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가격을 5% 추가 인상할 계획이다. 지선우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은 “통상 산란계가 초란을 낳는 데 평균 6개월, 특란을 낳는 데 9개월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계란값 상승세는 짧게는 내년 상반기, 길면 내후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AI 최단 기간내 최대 피해

한편, 농식품부에 따르면 14일 0시 기준으로 살처분된 닭ㆍ오리 등 가금류 수는 1,400만 마리를 훌쩍 넘어 1,444만9,000마리에 달했다. 지난달 16일 전남 해남의 한 가금류 농장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지 28일만이다. 이는 지난 2014년 195일간 1,396만마리가 살처분됐던 피해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역대 최단기간 내 최대 피해다. 정부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15일 열리는 가축방역심의회에서 AI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올릴 지 검토할 계획이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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