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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56배’ 中 최악 스모그, 한반도 덮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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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56배’ 中 최악 스모그, 한반도 덮치나

입력
2015.11.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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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 도심이 잿빛 독성 스모그로 휩싸여 있다. 출처 웨이보
8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 도심이 잿빛 독성 스모그로 휩싸여 있다. 출처 웨이보

동북부 초미세먼지에 현지 환자 속출

노후 중화학 공업시설 밀집한 데다

날씨 추워 난방 일찍 시작한 탓

북동풍ㆍ북풍 계속 불면 한반도로

기준치의 56배가 넘은 중국 동북 지방의 잿빛 독성 스모그와 초미세먼지가 한반도를 위협하고 있다.

10일 중국 중앙기상청과 랴오닝(遼寧)성에 따르면 이날 랴오닝성 선양(瀋陽)의 PM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300㎍/㎥를 초과, ‘매우 심각한 오염’ 수준이 3일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 8일 선양의 PM2.5 농도는 1,400㎍/㎥까지 돌파한 바 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PM2.5 기준치 25㎍/㎥의 56배에 달하는 수치다. 당시 랴오닝성 다롄(大連)과 지린(吉林)성 창춘(長春),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賓) 등 중국 동북 3성의 PM2.5 농도도 대부분이 기준치를 20~40배 웃돌았다. 특히 창춘의 PM2.5 농도는 8일 1,000㎍/㎥를 넘은 데 이어 9일에도 860 ㎍/㎥ 수준을 유지했다.

초미세먼지가 급증하며 선양에선 호흡기 환자가 속출, 병상이 모자라는 상황이 벌어졌다. 콧물과 재채기, 눈물, 기관지통, 우울증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잇따르고 있다. 가시 거리가 50m도 안 되자 50중 추돌 등 교통 사고도 급증했다.

랴오닝성 사상 최악의 스모그는 이곳이 중국에서 노후 중화학 공업시설이 가장 밀집한 곳인데다 난방도 다른 지역보다 일찍 시작됐기 때문이다. 중국에선 통상 11월15일부터 지역 난방 이 공급되나 동북 3성은 날씨가 추워 1일부터 보일러 가동이 허용됐다. 장리핑(張麗萍) 화둥(華東)이공대학 연구원은 “석탄 보일러가 많고 특히 대부분은 황 성분이 높은 고황탄을 쓰고 있어 스모그의 주범이 되고 있다”며 “고황탄과 저황탄의 가격 차이가 커, 쉽게 개선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중앙기상청은 10일 이러한 스모그가 앞으로도 3~5일 중국 동북 지역은 물론 베이징(北京)과 화북 지역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문제는 이런 동북 3성에서 북동풍과 북풍이 불고 있어 스모그와 초미세먼지가 조만간 한반도로 넘어올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실제로 10일 스모그가 우리나라 서해안 지방으로 접근하면서 충청, 호남, 제주 등의 미세먼지 농도가 이날 오전 한때 악화했다가 오후에 정상을 회복했다. 선양에선 10일 북풍이 불었고,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단둥(丹東)에서도 북동풍이 기록됐다.

심지어 랴오닝성을 기준으로 한반도보다 더 남쪽인 상하이(上海)에서도 동북 3성의 스모그와 초미세먼지가 내려 올 것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상하이시환경감측센터는 “최근 동북 지방에선 주로 북풍이 분 만큼 오염물질이 해상으로 갔을 가능성이 크다”며 “바람 방향이 바뀌면 오염물이 상하이에 상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랴오닝성의 서쪽에 자리한 수도 베이징(北京)은 동북 3성의 스모그와 초미세먼지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시험 난방이 시작되며 베이징도 10일 온 종일 PM2.5 수치가 기준치의 8배인 200㎍/㎥에 육박했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좀처럼 정부를 비판하지 않는 중국공산당 기관지도 당국의 복지부동을 질타했다. 인민일보는 이날 “선양시가 스모그에 대해 1급 경보를 내렸다곤 하나 실제 현장에선 이에 따른 공사 중지 통지를 전혀 받지 못하는 등 실질적 응급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시 정부와 환경국, 교육국의 인터넷 사이트 어디서도 스모그 경보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신경보(新京報)도 “스모그 예방 대책이 탁상공론에 그쳐선 안 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중국의 스모그 퇴치엔 적어도 5년간 매년 2조 위안(약 360조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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