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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황사, 왜 이리 맵고 탁하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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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황사, 왜 이리 맵고 탁하나 했더니…

입력
2015.11.0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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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동부 하얼빈시에 3일 주민이 심각한 대기오염때문에 코를 가리고 걷고 있다. 이날 하얼빈시는 대기오염 주의보를 발령했다.하얼빈=신화 연합뉴스
중국 북동부 하얼빈시에 3일 주민이 심각한 대기오염때문에 코를 가리고 걷고 있다. 이날 하얼빈시는 대기오염 주의보를 발령했다.하얼빈=신화 연합뉴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 국가인 중국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 보다 훨씬 많은 양의 석탄을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오는 30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 새로운 난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 “2000년 이후 중국의 실제 석탄 사용량은 그 동안 중국이 발표해 온 석탄 소비량 보다 매년 17%나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향후 세계 각국이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데 훨씬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 통계기관이 최근 내놓은 에너지 통계연감과 이전 발표 자료 비교분석을 통해 드러났다.

에너지 통계연감에 따르면, 중국은 기존에 보고했던 석탄 사용량 보다 17% 가량 더 많은 석탄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중국에서 알려진 것 보다 10억 톤 이상 이산화탄소가 더 배출됐으며 ▦중국 대기의 이산화탄소 오염도는 기존 수치보다 4~6%가량 더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2012년의 경우 수정 통계가 종전 발표치 보다 6억톤이나 늘어났다. 미국 연간 석탄 소비량의 70% 수준이다.

그 동안 석탄 사용량이 적게 측정됐던 것은 중국 정부가 경제산업조사를 실시하면서 중소규모 공장들이 사용하는 석탄을 대기 오염 측정의 척도로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화학, 시멘트, 금속제련 등의 중공업 분야 생산 공장들이 그 동안 대기 오염 조사에서 대거 빠져있었다. 미국 에너지정보 관리기관 중국분석가 아야카 존스는 “특히 발전(發電) 분야에 사용됐던 석탄 사용량이 실제 보다 훨씬 적게 계상돼 있었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이번 발표를 근거로 세계 오염도 통계를 대폭 수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게다가 중국은 대기오염 대책으로 소규모 탄광 폐쇄 명령을 내렸지만, 일선에서는 정부에 채탄량을 보고하지 않았을 뿐 실제로는 탄광이 폐쇄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미ㆍ중 정상회담에서 “2030년까지 석탄 등 화석 연료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더 이상 늘리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번에 대폭 높아진 실제 대기오염도 때문에 이 약속을 지키긴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중국은 그 동안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어디까지 억제할 것인지 구체적인 배출량을 제시한 적은 없다.

중국 당국과 전문가들 역시 기존 통계의 오류는 시인하면서도 공개적으로 이를 인정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한 중국 전문가는 “기존 데이터의 오류를 수정할 필요는 있지만 이것이 미칠 파급효과를 논평할 필요는 없다”며 “새 수치는 ‘청정 환경’이라는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도출된 수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중국 에너지통계 당국자들도 이번 오류 수정에 대해 발언을 꺼려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중국의 실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새로 발표된 수치보다도 더 많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IEA는 2012년 중국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2억5,000만 톤으로 추산했지만, 얀 바르 모르슈바켄 오슬로 국제기후환경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2011~2013년 3년 동안 900만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내뿜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각에서는 또 “중국이 저품질의 석탄을 사용하는 것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늘리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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