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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국 "AIIB에 한국 지분 남겨 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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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국 "AIIB에 한국 지분 남겨 두겠다"

입력
2014.10.0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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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보 압박 속 당근 제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이 우리 정부에 “자본금 중 일정 지분을 남겨두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이 우리 정부에 불참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한국의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당근’을 제시한 것이다.

5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100억달러 안팎인 납입 자본금 중 한국 호주 등 미가입국의 몫을 남겨둘 테니 발족 전까지 가입 의사를 밝히면 창립 멤버로 인정해주겠다고 최근 기획재정부에 통보했다. 중국은 내년까지 AIIB 참여국 간 협정문 작성을 마치고 2016년초 발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AIIB에 참여할 경우 2, 3대 주주가 될 것이 확실한 한국에 문을 열어두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중국은 참여를 확정한 20개국과 함께 한국 호주 등 가입 후보국을 포함한 국가별 지분율을 검토 중이다. 지분율은 국내총생산(GDP) 규모 등을 기준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또 2016년 발족 시점 이후에라도 추가 자본금을 넣으면 비(非)창립멤버로 가입할 수 있는 길도 터놓기로 했다.

인도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20개국은 이미 중국과 참여를 확정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황. 그러나 의사결정 권한 분배, 수석부총재 자리, 사무국 국내 유치 등 쟁점을 두고 중국 측과 협의 중인 한국 정부는 아직 가입 의사 표명을 하지 않은 단계다. 중국은 AIIB 협정문 서명 전 참여 후보국들에게 1차로 서면 가입 의사 표명, 2차로 MOU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26,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AIIB 다자 회의에 한국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당시 회의가 가입 의사 표명을 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자리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으로서도 AIIB는 버리기 아까운 카드다. AIIB에 가입하면 아시아 지역 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한국 건설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는 데다 북한 내 SOC에 투자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러나 납입 자본금의 50%를 대기로 한 중국은 여전히 지분에 비례한 차등 투표권 등을 주장하며 AIIB의 독점적 운영권을 놓지 않으려 하고 있다. 또 참여 후보국들을 상대로 가입 의사 표명, MOU 체결 등 복잡한 사전 절차를 요구하며 ‘선 가입, 후 논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참여 여부를 확정하기 전 중국이 의사결정 권한 배분 등에 대한 명확한 태도를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의 AIIB 참여를 반대하는 미국의 압박도 우리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23일 뉴욕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국의 연내 가입을 유보해달라고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중국의 이번 제안으로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시한이 내년 말까지 늘어난 만큼 중국 측과 협의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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