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송경찰서 권창혁 경위
매달 2회 공연하며 애로사항 들어
“어르신들이 제가 부는 색소폰 선율에 맞춰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이게 진짜 체감치안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색소폰 부는 경찰관, 경북 청송경찰서 권창혁(47) 경위. 그는 이 지역에서 어르신들의 든든한 지킴이로 통한다. 범죄예방은 물론 매달 두 차례 경로당을 찾아 색소폰을 연주하며 어르신들을 즐겁게 한다.
권씨가 색소폰연주에 나선 것은 지난해부터. 평소 청송경찰서 내 음악동호회 ‘청음회’ 회원으로서 색소폰을 배우고 연주해 온 그는 어르신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데 스킨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내 나이가 어때서’ 등을 연주하며 하나가 된다. “그냥 불쑥 경로당을 찾아서 범죄예방 홍보를 해도 잘 먹히지 않는데, 이렇게 연주하고 노래하고 춤추다 보면 벽이 사라지고, 가정폭력이나 노인학대문제, 보이스피싱 대응법 등을 자연스레 이해시킬 수 있다”며 효과가 대단하다고 자부했다.
어르신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김 경위가 교육이나 갑작스런 출장 등으로 예정된 날에 공연을 하지 못하기라도 하면 휴대폰에 불이 난다. 왜 오지 않느냐는 어르신들의 ‘호통’소리가 빗발친다. 청송읍 청운리 황정흠(75) 노인회장은 “경찰이 경로당까지 찾아와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음악 연주도 해주고 함께 춤을 추며 어울리는 신바람 분위기 조성과 함께 각종 사건사고 예방법을 알려주면서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며 “여건이 되면 좀 더 자주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혁준 청송경찰서장은 “취미로 모인 청음회 회원들이 8개 읍ㆍ면별 경로당을 수시로 찾아 연주하고 함께 노래 부르며 주민밀착형 체감치안을 실현하고 있다”며 경찰서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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