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초와 함께 매출 급신장
최근 촛불집회에 사용되는 양초와 종이컵 등의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로 성난 민심이 소비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9일 편의점 씨유(CU)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9일 동안 양초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2.6%나 증가했다. 전주 대비 매출신장률도 60%에 달한다.
지난달 29일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관련된 의혹이 쏟아져 나온 뒤 전국적으로 첫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린 날이다. 지역별 매출액도 촛불집회의 영향이 반영됐다.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집회가 열린 서울은 전년 동기 대비 118.5%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으며, 전남(100%), 제주(57.1%), 울산(50%), 대구(40%) 등에서도 양초 매출이 껑충 뛰었다.
양초와 함께 촛불집회에 쓰이는 종이컵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급등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하면서 서민들이 즐겨 마시는 소주의 매출도 크게 늘어났다. CU에서는 소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4%나 급등했다. 이전 주와 비교해 맥주(-8.5%), 막걸리(-3.5%), 와인(-1.5%) 등 다른 술은 매출이 하락했지만 소주만 매출이 9.6% 늘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소주는 6.2%, 맥주는 19.4% 매출이 증가했다. 가족 단위로 계획을 세워 장보기를 하는 백화점 식품코너나 대형마트와 달리 편의점에선 비계획적 소비 성향이 두드러지는데, 시국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편의점에 들러 술을 사 마신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CU 관계자는 “고객들의 생활패턴과 여론 흐름이 상품 매출에 그대로 나타난다”며 “최근 시국 상황이 상품 매출 증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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