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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에도 알리바바가 나올 생태 조성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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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에도 알리바바가 나올 생태 조성해줘야

입력
2015.11.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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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11일 광군제(光棍節) 하룻동안 중국 인터넷쇼핑몰 알리바바가 912억 위안(약16조 4,9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전체 실적의 10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실로 엄청난 규모다.

알리바바의 매출 신기록은 두 가지 측면에서 관심이 간다. 우선 알리바바의 매출이 중국이라는 국경을 뛰어넘어 세계 전역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전자상거래 방식으로 국경 장벽이 무너지면서 소비가 급격히 글로벌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중국기업 외에 25개국에서 5,000여개 브랜드가 참여했고 230여개국 소비자가 물건을 구입했다. 물류배송 주문은 4억6,700만 건을 넘었다. 화물기 3대를 급히 전세내야 할 정도였다. 광군제가 단순히 중국만의 잔치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알리바바가 ‘해외 직구(直購)’의 영향력을 확실히 보여준 것은 전자상거래의 혁명이라는 점에서 두렵기도 하고, 배워야 할 점이기도 하다.

두 번째는 모바일 서비스의 역할이다. 알리바바의 모바일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 등을 통해 올린 매출이 68%에 달했다. 홈쇼핑이나 인터넷쇼핑을 넘어 모바일 구매가 글로벌소비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이미 알리바바는 온라인쇼핑몰, 택배, 알리페이 등을 통해 전자상거래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해왔다. 장융(張勇) 알리바바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중국의 소비방식 개선과 전자상거래의 발전, 인터넷과 소비의 힘을 보여줬다" 며 득의만만해 했다. 휴대전화의 경우 무려 300만대이상이 팔렸다. 중국인들이 많이 구매한 외국산 제품은 미국, 일본, 한국산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한국산 화장품과 패션의류 등이 불티나게 팔려 우리로선 낙수효과라도 누렸다는 것만도 다행이다.

이른바 글로벌 유통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이번 광군제 열풍으로 소비와 무역의 생태계가 완전히 변했음이 분명하게 확인됐다. 알리바바는 유통플랫폼 구축이 관건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문제는 지금 우리다.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휴대폰 가전 등 하드웨어는 여전히 강세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알리바바와 같은 플랫폼을 가진 기업은 찾기 어렵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관제 행사에는 더 이상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 이미 국내 소비자들도 해외로 눈 돌린 상황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사이트에서 사들인 구매액수는 판매액수의 30배를 넘는다. 글로벌 유통혁명에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가진 기업이 나와야 하고, 정부도 이런 미개척 벤처 비즈니스 영역에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 이런 게 창조경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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