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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수부 오락가락 태도가 세월호 인양 불신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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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수부 오락가락 태도가 세월호 인양 불신 키운다

입력
2017.04.05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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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가 이르면 6일 세월호를 육지로 이송하는 작업을 시도하기로 했다. 이송에 사용되는 특수운송장비가 세월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할 때는 대용량으로 바꿔 10일까지 마친다는 별도 계획도 세웠다. 세월호에 구멍을 뚫어 배수하는 작업은 성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중단했다. 세월호 육상 거치가 이달 말로 늦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는 덜게 된 셈이다.

세월호 육상 이송 방법을 둘러싼 혼선이 일단 정리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인양 과정 내내 해수부가 보인 의사 결정 과정의 혼선은 적잖은 불신을 남겼다. 선체 무게를 줄이기 위해 수십 개의 배수 구멍을 뚫었으나 진흙으로 막혀 있어 효과가 없었다. 참사 원인을 밝혀줄 증거물만 부분 훼손한 꼴이다. 더욱이 인양업체가 세월호 무게를 다시 재보니 예상보다 1,000톤 이상 더 나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특수운송장비 추가 동원 계획을 세우느라 여러 날이 소요됐다.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구멍을 뚫는 데 집착하지 않았느냐는 목소리까지 불거졌다. 이송 계획 수립 과정에서 인양업체보다는 국내 전문가 집단의 자문으로 시행착오를 줄였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세월호를 실은 선박에서 발견된 유류품 수습도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2일 선체 진흙 제거 과정에서 스마트폰이 발견됐으나 불순물 제거도 하지 않은 채 지퍼백에 보관한 사실이 드러났다. 침몰 당시 상황이 담겨 있을 수 있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는 세월호 침몰 원인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로 꼽힌다. 지난달 28일 발생한 ‘동물 뼈 소동’도 현장에 전문가가 있었다면 혼선을 막을 수 있었다. 해수부는 말썽이 나자 뒤늦게 스마트폰 보관 방안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문적 의견을 구하고, 유골 전문가를 동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해수부는 세월호 인양 과정에서 많은 애를 썼지만 여전히 유가족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고 원인 규명과 선체 인양에 부정적이었던 전력 탓이 크지만 오락가락하는 행태에도 원인이 있다. 해수부는 어떤 경우에도 세월호 유가족들의 뜻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미수습자를 찾아내는 작업은 그것대로 최선을 다하되, 세월호의 진실 규명을 위해 선체의 추가 손상을 막아 달라는 게 유가족들의 요구다. 선체 절단 여부 등 보류 중인 선체 수색 방식도 유족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결론을 내려야 한다. 해수부가 이들의 아픔에 공감, 차분하고 세밀하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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