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미스코리아 미(美) 이영인(22)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지원하면서 동료들은 엄두도 못 낼 취미를 프로필에 적어냈다. 철인 3종 경기다. 수영과 마라톤, 사이클을 하루에 소화하는 극한의 인내심과 체력을 요구하는 스포츠로 건장한 성인 남성도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종목이다.
14일 목동구장에서 계속된 제4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시구자로 나선 이영인은 “풀코스를 다 뛰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어렸을 때부터 아빠가 철인 3종 경기를 즐겨 하셔서 따라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취미가 됐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 대회에 나간 적도 두 번이나 될 만큼 실력도 제대로 갖췄다. 이영인은 “집이 부산 광안리다. 어려서부터 바다 수영에 익숙하고, 뛰고 달리는 걸 좋아했다”고 덧붙였다.
전공은 취미와는 사뭇 다른 성악, 꿈은 뮤지컬 배우다. 경희대 성악과를 휴학 중인 이영인은 “노래 부르는 것도 어릴 때부터 좋아해 다른 진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클래식보다는 활동적이고 대중적인 뮤지컬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철인 3종과 성악을 넘나들던 그가 또 한번 새로운 도전을 하기까지 절친인 2014 미스코리아 미 류소라의 권유가 있었다. 그는 “2년 전에 중학교 친구인 소라가 같이 해 보자고 했는데 사정상 미루게 됐다”면서 “어느 순간 내가 너무 음악에만 몰두해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에 다양한 또래 친구들도 만나고, 여러 경험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대회에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지역 예선에서 당당히 부산 진(眞)에 선발된 이영인은 자연미와 건강미를 앞세워 본선에서도 입상해 미의 사절단이 됐다. 그는 “전공인 노래를 통해 소외 계층을 찾아 재능 기부를 했다. 미스코리아로서도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찾고 싶다”고 따뜻한 마음을 드러냈다.
시구로 나선 소감에 이영인은 “관중석에서만 보다가 처음 마운드에 서 보는 것이라 떨렸다”면서 “원래 야구는 하이라이트 프로그램까지 챙겨볼 정도로 광팬이다. 부산하면 롯데 아닌가”라며 웃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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