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北京)의 건설노동자들이 비계를 설치하고 있다. 현장에선 주로 ‘아시바(足場)’라 부르는 비계(飛階, scaffolding )는 건물 외벽을 따라 파이프를 클립과 클램프로 엮어 세운 구조물이다. 인부들은 저걸 이용해 이동도 하고, 이중 비계의 경우 중간중간 발판을 만들어 작업 및 휴식 공간으로도 활용한다.
날아다니는 계단. 조어(造語)의 사연은 모르지만, 짐작은 해본 적 있다. 익숙하지 않은 이가 고공의 흔들리는 파이프 위에 서면 십중팔구 오금이 저려온다. 딛고선 바닥 즉 파이프의 곡면은 전혀 미덥지 못하다. 처음엔 그렇게, 서는 게 아니라 매달리게 되는데, 숙련될수록 힘이 팔에서 다리로 내려간다고 한다. 그리고, 오래된 비계공은 매달리거나 걷는 게 아니라 ‘비계를 탄다’고 말한다. 신밧드의 양탄자처럼. 그래서 날아다니는 계단이다.
비계가 홑겹이고, 그물망 뒤로 빌딩이 보이는 걸 봐선 건물을 해체하려는 모양이다. 헐린 자리가 치워지면 저들은 저 작업을 다시, 이번에는 위에서 아래로, 날아다니며 하게 될 것이다.
최윤필기자 proose@hk.co.kr 베이징=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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