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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도부 갈등과 빈소 ‘엄지척’, 집권여당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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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도부 갈등과 빈소 ‘엄지척’, 집권여당 왜 이러나

입력
2017.07.26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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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26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표결에 불참한 소속 의원들에 대해 서면 경고를 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2일 추경안 표결을 위한 국회 본회의에 민주당 의원 26명이 불참,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자칫 본회의 처리가 무산될 뻔한 사태에 대해 책임을 물은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공약 1호인 일자리 창출용 추경안 처리를 위해 장관 후보자의 낙마까지 감수하며 총력전을 벌였다. 그런데도 120석 민주당 의원 중 우상호 전 원내대표를 비롯한 무려 26명이 해외 출장이나 개인 휴가, 지역 일정 등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추경안의 엄중함과 국민적 공분을 감안할 때 서면 경고는 지극히 형식적인 조치로 비친다.

이런 와중에 민주당 송영길, 손혜원 의원이 23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군자 할머니 빈소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사진을 찍어 논란이 일고 있다. 두 의원은 “할머니의 명복을 기리는 모든 분께 큰 상처를 드렸다”고 즉각 사과했지만, 예의에 어긋난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질타가 빗발치는 상황이다. 야당은 국회 윤리위원회 회부 등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지도부가 뒤늦게 기강 확립을 다짐하고 나섰지만 사사건건 갈등을 빚는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체제가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여당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와 혼선은 새삼스럽지도 않다. 추 대표는 청문회 대치 정국에서 야당을 만나 설득하고 타협하며 협치를 추구하는 대신, 가시 돋친 언사로 야당을 자극해 민주당 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온 바 있다. 24일에는 “추경안이 사실상 반 토막이 됐다”고 언급해, 우 원내대표가 “당 내외에서 반 토막, 누더기라고 왜곡과 폄훼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동의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방통위원 선정 등을 놓고도 갈등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여당은 정부와 함께 국정을 이끌어 가는 중심축이자 공동 책임자다. 여야가 20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함에 따라 문재인 정부는 출범 71일 만에 비로소 제대로 일해 볼 만한 조직 틀을 갖추었고, 24일에는 첫 경제정책 방향 발표를 통해 소득 주도 성장을 위한 증세 검토 등 확장 재정 의지를 피력했다. 이처럼 정부가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거는 중차대한 시점에 집권여당의 흐트러진 행보는 꼴불견이다. 새로운 각오로 전열을 가다듬어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길 민주당에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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