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군 비안면 돼지농장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백신접종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북도 등 방역당국은 구제역 발생 농장 내 6개 돈사에 사육중인 돼지 1,501마리 중 구제역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1~3동의 돼지 16마리를 표본검사한 결과 81%인 13마리에서 백신항체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25일 밝혔다. 구제역은 4~6동에 사육중인 600여마리에만 증상이 나타났는데, 항체 양성반응 비율이 81%로 나타난 1~3동의 돼지 800여마리에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4~6동의 돼지에 대한 백신접종이 소홀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해당 돼지를 분양한 경북 고령군 운수면의 농장에서 사육중인 돼지 2,850여마리 중 105마리를 검사한 결과에서도 87.6%인 92마리에서 항체양성반응이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백신접종을 권장하고 있지만 돼지농장에서는 백신접종 부위에 상처가 생겨 돼지의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접종을 기피하는 바람에 접종률이 절반을 겨우 넘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올해 5월 현재 경북지역 돼지의 구제역 항체형성률은 56.5%로 조사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구제역 발생 농장주가 6월4일 백신을 접종했다고 주장하지만 그랬다면 80% 이상 항체가 형상돼 발병하지 않는 것이 정상”이라며 “백신항체 형성 유무를 정밀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는 24일 오전부터 구제역 발병 돼지에 대한 살처분에 나서 25일 새벽까지 4~6동 692마리를 매몰처리했다. 나머지 809마리는 이동제한 조치를 내리고 당분간 임상관찰을 할 방침이다. 또 구제역 발생 농가를 중심으로 반경 10㎞ 이내에 있는 돼지와 소, 염소 등에 대해 추가 예방접종 실시를 검토 중이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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