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기자의 눈] 또 청와대發… 찌라시 진원지로

알림

[기자의 눈] 또 청와대發… 찌라시 진원지로

입력
2015.01.15 04:40
0 0
뉴시스 자료사진
뉴시스 자료사진

‘청와대 문건 유출의 배후는 K,Y’라는 음모론은 청와대 행정관의 면직처리로 일단락됐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꺼낸 수첩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파문을 일으킨 지 3일만이다.

당초부터 이번 파문은 석연찮은 구석이 적지 않았다. 영문 이니셜로 등장하는 K와 Y가 과연 누구일까라는 궁금증과 함께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나 윤두현 홍보수석 등의 이름이 우선적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거명된 인사들이 문건을 유출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추론이 뒤따랐고 정치적 음모론이 확대됐다. 일각에서는 본회의장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취재진의 망원 카메라가 감시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김 대표의 ‘의도적 노출’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하지만 수첩이 공개된 이튿날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이준석씨가 들려준 전모는 한편의 반전 드라마와도 같았다. 이씨는 기자에게 “지난달 가깝게 지내는 분들과 저녁 자리에서 청와대 행정관이 문건 파동의 배후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지목하는 것을 듣고 김 대표에게 전했다”고 했다. 김 대표의 수첩에 등장하는 이준석, 손수조, 음종환, 이동빈 등이 모두 그날 저녁 자리에 동석한 인물들이었고 음종환 행정관이 배후설을 애초 제기한 사실도 뒤늦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씨의 주장은 ‘문건 파동 배후는 K, Y. 내가 꼭 밝힌다. 두고 봐라’는 수첩의 글귀가 김 대표의 다짐이라는 사실의 근거로 충분해 보였다. 또 수첩에 등장하는 ‘실장’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었으며 ‘정치적으로 묘한 시기여서 만나거나 전화통화하기 어렵다. 시간이 난 후 연락하겠다’고 쓴 대목도 김 대표가 김 실장에게 항의한 결과물임을 추론할 수 있었다.

이씨의 주장과 음씨의 해명이 엇갈리기는 하지만 수첩에 그려진 배후설은 대체로 근거 없는 허무맹랑한 소설로 가고 있다. 김 대표가 14일 “그런 음해를 당해 기가 막히다”며 배후설을 부인하기도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회괴한 찌라시’라고 폄하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무엇보다 납득하기 어려운 점은 황당하기 그지없는 음모론이 청와대 행정관의 입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윤회 문건’을 ‘찌라시’로 치부한 뒤 정부 차원에서 ‘찌라시 경계령’이 내린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이 ‘찌라시를 믿지 말라’고 당부를 하는 사이 청와대 내부에서 근거도 없는 ‘찌라시’가 만들어 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정치부 김현빈기자 hbkim@hk.co.kr

김현빈 정치부 기자
김현빈 정치부 기자

정치부 김현빈기자 hb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